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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반지훈은 넥타이를 좀 풀더니 연희승에게 말했다.

“저녁 약속을 거절해. 저녁에 내가 아내랑 샤워해야 된다고 말해.”

“......”

저녁이 되었을 때, 강성연은 대낮에 했던 말을 후회하고 있었다. 물 그림자가 천장에 비쳤고 욕실은 안개가 자욱했다. 열기가 좀 사라진 뒤에야 상대의 모습이 점차 선명해졌다.

강성연은 반지훈의 가슴에 기대 있었다. 그의 몸에서 뜨거운 땀방울이 바디워시의 향기를 담고 흐르고 있었다.

“정말 가지 않을 거예요?”

반지훈은 강성연의 축축한 머리를 뒤로 넘겼다.

“원래부터 가고 싶지 않았어. 당신과 함께 있는 게 더 중요하잖아?”

강성연은 웃으면서 타월로 몸을 감쌌고 드라이기를 꺼내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말렸다.

반지훈은 그녀 뒤에 서서 드라이기를 가져가더니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흘러 지나갔다.

“앞으로는 내가 당신의 머리를 말려줄게.”

강성연은 거울 속 진지한 표정으로 머리를 말려주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반지훈씨, 한 가지 일이 있는데......”

반지훈은 드라이기를 끄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성연은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 몽롱한 그녀의 눈에는 반지훈만 알 수 있는 암시가 담겨있었다.

“무슨 일이야?”

강성연은 눈을 깜빡거렸다.

반지훈은 그녀의 얼굴을 콕콕 찔렀다.

“나랑 이렇게 돌려 말할 필요 있어? 난 또 당신이 순수하게 같이 샤워하려고 하는 줄 알았잖아.”

강성연은 그의 손을 피했다.

“그건 장난이라고요!”

그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결국 같이 씻었잖아.”

강성연은 더 이상 둘러돌려 말하지 않았다. 전에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던 건 그 사람이 반지훈 어머니와 좀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안지성씨는 당신 어머님의 매니저였지요?”

반지훈 입가의 미소가 굳어졌다. 그는 눈빛이 좀 어두워지더니 담담하게 물었다.

“왜 갑자기 그 사람을 언급하는 거야?”

강성연은 기억을 잃은 반지훈이 어머니의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지성은 반지훈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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