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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성연은 이 아이가 무슨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녀의 뺨을 움켜쥐었다.

 유이는 양쪽 뺨이 찌그러진 채 한참을 우물쭈물했다. "저…엄마 좀 데려갈게요, 학부모회가 곧 시작해요."

 조훈이 그녀에게 말했다. "곧 시작한다는데 먼저 가세요, 저도 일이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훈이 떠나자 유이는 눈을 깜빡였다. "엄마, 조 선생님이 첫사랑은 아니죠?"

 하마터면 사례가 들릴 뻔한 성연은 허리를 굽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어린놈이, 첫사랑이 뭔지는 알아?"

유이는 차마 엄마에게 오빠를 따라 아이돌 드라마를 보고 알게 됐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그런거 맞아요?"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당연히 아니지"

 유이는 눈을 깜빡이며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엄마 첫사랑 있어요?"

 성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복도에 나타난 양복 차림의 형상을 보고 입꼬리를 살며시 치켜올렸다. "있지."

 복도에 서 있던 지훈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어금니를 꽉 깨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성연의 목소리가 커졌다. "내 첫사랑은 너희 아빠야, 너희 아빠는 그때 나를 죽도록 따라다녔지. 그렇지 않았다면 너희 세 토끼들을 만나지 못했겠지?"

 지훈은 멈칫하였다. 심장 박동은 반 박자 빨라졌고, 차갑고 음산했던 얼굴도 많이 누그러졌다.

 한 그림자가 그의 곁에 나타났고, 손을 들어 그의 뒤쪽 벽면을 받쳤다. 그의 눈빛은 흔들렸고,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성연이 아름답게 미소지었다. "만족해요?"

 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발끝을 들어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순간 그녀의 몸에 있는 은은한 향수가 퍼져오며 그의 몸을 굳혔다.

 지훈은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분명히 힘을 쓰지 않았지만, 그의 손등에는 핏줄이 서있었고,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성연아…"

 성연이 눈을 내리깔고 손을 떼려하였는데, 그가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바짝 조였다. 지훈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에 다시 키스했다. 많이 자제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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