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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송인후는 육예찬을 서재에 데려갔다. 그는 차탁 앞에 앉더니 가정부더러 준비한 차를 가져오라고 했다.

육예찬은 서재 환경을 둘러보았다. 서재의 인테리어는 간단하고 운치가 있었으며 서재 위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책들이 있었다. 역시 서울에서 유명한 선비 집안이었다.

차를 우린 후 송인후는 그에게 차를 부어주려고 했으나 육예찬이 거절했다.

“아저씨, 제가 할게요.”

송인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는 차를 따른 후 탄식하며 말을 이었다.

“오늘 못난 모습을 보여줘 정말 부끄럽구나.”

육예찬은 찻잔을 들었다.

“아영이에게 엄격하지만 진짜 호되게 때려본 적이 없다는 걸 알아요.”

송인후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송아영을 자주 때렸지만 진짜 힘줘서 때린 적이 없었다. 송아영은 그의 외동딸이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애지중지했었다.

그는 탄식했다.

“예전에 정말 큰 소리로 꾸짖은 적도 없었다. 하지만 저 계집애가 졸업한 뒤로부터 내 속만 썩이는구나. 나쁜 길로 들어설까 걱정되고, 불같은 성격에 무슨 사고라도 칠까 걱정된다. 앞으로 정말 둘이 결혼한다면......”

송아영은 문에 귀를 대고 그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결혼이라는 두 글자를 듣게 되었다.

송아영은 맞을 위험도 감수하고 들어가려고 했다. 바로 이때 육예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 괜한 걱정을 하네요. 앞으로 저와 아영이가 결혼하게 된다면 전 어떤 모습도 받아줄 수 있어요.”

송아영은 멍해졌고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송인후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예찬아, 정말 아영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

필경 이 혼사는 연희정이 직접 제안한 거였다. 딸이 시집을 가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었던 송인후는 당연히 즐거운 기분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는 송아영의 성격이 걱정되었다. 아버지인 그처럼 예뻐해 줄 사람이 몇 명 없을 것이다.

육예찬은 담담하게 웃었다.

“전 송아영이 겉모습처럼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송인후는 잠시 멍해지더니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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