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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몇 년간 숨어지냈으니 편히 살 수 없었다. 한때 휘황찬란하던 그였지만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졌으니 예전의 성공했던 나날들이 더더욱 그리워졌고 수많은 밤을 후회 속에서 보냈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탐욕스러운 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빠, 왜 할머니를 욕하고 그러세요? 할머니 탓이 아니잖아요. 삼촌이 성연 누나가 아니라 저한테 상속권을 줬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죠.”

강현이 하정화의 편을 들자 강역은 그를 흘겨보며 코웃음을 쳤다.

강현이 태어났을 때 이런 꼴이 될 줄 알았더라면 강현을 목 졸라 죽였을 거다.

하정화는 손자의 감정을 추스르려 하면서 강역에게 말했다.

“아들아,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 엄마는 이제 너랑 현이 밖에 남지 않았어. 정말 엄마랑 네 아들을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야?”

“어머니는 돈이 욕심나는 거겠죠. 전 돈 없어요.”

강역은 그 자리에서 그녀의 속셈을 간파했다.

“현이도 이젠 25살이에요. 일해야 하지 않겠어요? 어머니 손자 지금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어요? 어머니가 늙어서 돌아가시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데 그때가서 어쩌려고요? 설마 저한테 뭘 바라는 건 아니죠? 저도 늙었는데 저한테 몇 년이나 더 기댈 수 있겠어요?”

하정화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현이가 왜 일을 해? 현이는 사장님 팔자야!”

“어머니가 키운 손자니까 어머니가 책임지세요.”

강역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가세요. 절 더 귀찮게 하지 마세요.”

“너...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네 아들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거야?”

강역은 그녀를 향해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네. 상관 안 하니까 당장 나가세요!”

하정화와 강현은 겁을 먹었다. 분노로 가득 차서 벌게진 눈을 보니 뭐라고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정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이야, 가자.”

그들이 떠난 뒤 강역은 세게 문을 닫은 뒤 문에 기대어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의 아들은 그의 어머니 때문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서 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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