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아프겠지? 성연은 멍해졌다. 코가 시큰거리자 그녀는 일어서서 억울함을 모두 참아냈다. “엄마 하나도 안 아파, 엄마는 너네만 있으면 돼” "구천광의 팬을 사칭해 아이들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저 사람들 미쳤네요" 안젤라는 그들이 구천광의 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천광의 팬은 '악질'로 소문났지만 그들의 연예인에게 해를 끼친 적은 없었다. 이 인간들은 어디서 굴러온 쓰레기들이길래,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모르겠다! 성연은 그녀에게 웃었다. “아이들 잘 보살펴줘서 고마워요. 오늘은 제가 데려갔으면 좋겠어요” 안젤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블루오션 별장으로 돌아가자 새로운 환경에 시언과 유이는 무척 신나했다. 방금 그 일들이 그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 "와, 여기 바다가 보여요!" 예전에 그들이 살던 해변 별장은 바다 근처가 아니었다. 유이가 좋아하자, 성연은 가방을 내려놓고 그들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그들을 껴안았다. "여기가 좋으면 엄마와 며칠 더 머무르자" 아이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그녀도 마음이 놓였다. 시언은 그녀를 돌아보았다. "엄마, 우리 걱정 마세요. 우리는 우리가 잘 돌볼 거예요" 성연은 멈칫하였다. 갑자기 이렇게 철이 든 말을 듣고 더욱 마음이 아팠다. "엄마, 아빠는 왜 안 오셨어요?" 유이가 물었다. 성연은 당황했다. 지훈의 잘난 성질에 의하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그녀에게 달려갔지만, 오늘 하루 종일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빠가 아마 더 바쁘실 거야. 착하지, 엄마가 밥 해줄게" 성연은 그들 두 사람의 작은 머리를 비비며 일어나 소매를 걷어붙이고 부엌으로 갔다. 늦은 시간, 지훈은 블루오션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성연이 잠든 줄 알았고 방문을 열었는데 성연은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등의 하얀 피부에 생긴 뚜렷한 멍이 그의 눈에 띄었다. 성연은 깜짝 놀라 그를 보고 당황하여 잠옷을 입었다. “왔어요?” 지훈은 그
지훈은 성연을 보고 대답했다.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두 제 잘못이에요. 만약 제가 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저는 그녀를 떠나지 않았을 거예요” 성연은 멈칫 했다. 지훈의 이 말은 6년 전의 책임을 전적으로 짊어져려 하는 것인가? 분명히 6년 전에 그는 자신을 전혀 몰랐는데…. 여기자 : "두 분 사귄 적 있나요?"지훈은 성연의 손을 잡고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미처 사귀지 못했지만 성연 씨에게 첫눈에 반했고, 제 평생 유일한 여자입니다" 두근, 두근. 성연의 가슴은 두근거리며 뛰고 있다.여기자:"그럼 두 아이는 두 분의 결실인거죠?" 지훈: "맞습니다. 하지만 잘못 말하셨어요. 두 명이 아닙니다. 성연 씨는 저를 위해 세 아이를 낳았어요" 여기자는 웃었다. "그럼 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나요?" 지훈 : "아이들이 여론에 휩쓸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는 아이들을 매우 사랑해요. 인터넷에서 누군가 제 아내와 아이들에 대해 악의적으로 욕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여기자 : "듣기로는 아직 혼인신고를 안 하셨다고요?" 지훈은 눈짓했다. "신고에 대해서는 이미 일정을 협의했어요. 공개하지 않은 것은 외부인들이 우리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 이 생방송이 송출된 후 인터넷상의 추측도 모두 멈추었고, 더 많은 네티즌들이 사이버폭력을 당한 두 아이를 안타까워했다. 어제 불거진 성연의 “팬” 폭행 게시물에서도 네티즌들은 칭찬의 댓글을 달았다. 성연이 Soul로 돌아오자 반크는 태블릿을 들고 다가왔다. "성연, 그 사람들의 아이디 관련 자료를 찾아냈어. 그들은 악플러 단체방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 천 명 이상의 악플러들이 있었어" 반크는 성연에게 태블릿을 건넸다. "고마워요, 반크 아저씨. 나머지는 제가 해결하면 돼요" 성연은 웃으며 대답했다. 반크가 나간 후, 성연은 찾아낸 악플러 무리의 아이디 자료와 함께 심지어 그룹 단체방 번호까지 리비어에게 보내 방장의 주소를
양정훈의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 "나는 너희 무리 사람들에게 사이버폭행을 당한 두 아이의 엄마야. 마침내 내가 너희를 찾았네" 성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양정훈은 몸을 돌려 뛰려했으나 성연이 손을 내밀어 팔을 잡아끌었다. 조금만 힘을 주었을 뿐인데 양정훈은 아파서 소리쳤다. “아파아파아파…..” 또 다른 소년은 그 자리에 굳어 있다가 양정훈이 순식간에 제압되는 것을 보고 더 손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제가…제가 잘못했어요, 누나. 저는 그냥 방장에 불과해요. 그들이 거래한 거예요, 저랑 상관없어요" 양정훈은 팔이 저릴 정도로 아팠다. 성연은 차갑게 쏘아붙였다. "너가 방장이니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어?" 그는 지금 아파서 말을 할 수 없다. "내가 뭐 하나 물어볼게, 누가 너희를 고용했니. 말 해주면 놔줄게" "저…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도와 물어볼 수 있어요. 제가 그룹 관리인을 알고 있아요. 그들이 저를 도와 물어볼 수 있어요!" 그의 대답을 듣고 성연은 그제서야 손을 놓았고, 정훈은 아픈 팔을 감싸고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얼른 물었다. 그의 휴대전화는 알람 소리를 내며 여러 개의 답장을 받았고, 잠시 후 그는 비로소 휴대전화를 성연에게 건네주었다. 성연이 채팅 기록을 보고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가 답장을 보냈다. "이 여자예요, 강 뭐시기라고, 그 년, 그 년이 우리를 팔아먹었나?" 전부 볼 필요 없다. 성연은 이미 알고 있다. 결국 강미현이다! 그녀는 양정훈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며 눈을 들어 그를 똑바로 쳐다봤다. “사람 시켜서 그 여자랑 약속을 잡게해” 정훈은 휴대전화를 받고 침을 삼켰다. “뭐…뭐하시려고요?” 성연은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너희 단체방에 있는 그녀와의 모든 채팅 내용을 나에게 보내주고 그 여자를 다시 불러내. 안심해, 너희들의 손실, 내가 돌려줄게" ** 성연은 약속된 주소에서 20분을 기다린 끝에 한 여자가 늦게 오는 것을
모든 잘못은 강성연 때문이다. 강성연이 애초에 귀국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성연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든 나한테 뒤집어 씌우려 하지마. 네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겠어. 사람 해칠 능력은 있고, 감당할 능력은 없니?" "강미현, 충고하겠는데, 네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내가 너를 사람 같지 않게 만들어 줄 수 있어" 성연은 그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강미현은 머리가 헝클어져 있는 줄도 모르고 두 손을 꼭 쥐었다. 성연을 바라보는 눈빛은 한스러웠다. “내가 너 편하게 살도록 내버려 둘 것 같아? 너 괴롭히려는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야!” 성연 눈을 가늘게 뜨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녀는 웃었다. "다들 똑같이 널 미워해. 널 가만두지 않을거야" 성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오, 너 뒤에 사람이 더 있다는 말이야?" 강미현은 그녀의 눈초리를 피했다. 그녀는 절대 그녀에게 말할 수 없다! 그녀가 말을 하지 않자 성연은 다그치지 않고 몸을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휴대폰을 던졌다. "강미현, 이번에는 너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뭐…뭐를 하려고?” 강미현의 안색이 변했다. 빌어먹을, 이 천한 년이 설마 폭로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성연은 가볍게 웃었다. "군중이 북적거릴 텐데, 너만 북적거려봤자 무슨 소용이야, 차라리 다 같이 북적여야지” 그녀는 휴대전화를 귀에 가져갔다. "반크 아저씨, 이제 폭로해도 돼요" "강성연, 이 천한 년아, 너…." 강미현은 휴대전화로 달려들려고 했고, 성연은 황급히 일어나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미현이 허둥지둥 엎드려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며 성연은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행운을 빌어" 그녀는 돌아서서 떠났다. 강미현 그 뒷모습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오늘의 치욕, 반드시 배로 돌려줄 것이다! 악플러 무리에 관한 내용이 네이버에 공개되었을 때 네티즌들은 모두 분노했다.
원래 강성연은 어머니의 일 때문에 강미현이 자제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반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강미현은 구태의연해진 것이다.강성연은 미간을 찌푸렸다."강성연은 한 동안 잠잠하지 않을 것 같아요. 반크 삼촌, 안젤라 비서에게 아이들을 좀 봐달라고 말해줘요."그녀가 걱정하는 건 아이들뿐이었다.반크는 머리를 끄덕였다.강성연은 사무실에 앉아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강미현은 반지훈이 그녀를 지하 거리에 팔았다고 말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또 어떻게 지하 거리와 같은 곳에서 도망친 것인가?아니면 반지훈에게 물어보자.강성연은 행정 부서에 찾아갔다.사무실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갈 때에서야 뒤에서 서영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반지훈은 아래층에서 고객과 프로젝트 회의를 하고 있어. 무슨 일로 찾은 거야?"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더니 빙긋 웃었다."당연히 저의 약혼자와 밥을 먹으러 왔지요. 바쁘다고 하니 돌아가서 기다려야겠어요."그녀가 떠나려고 하자 서영유는 강성연의 팔을 잡으면서 말했다."강성연 아가씨, 이야기 좀 하죠?"강성연은 그녀가 잡은 팔을 보면서 물었다."저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서영유는 손을 놓더니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당신은 설마 반 씨 가문과 연 씨 가문의 원한 관계를 모르는 거예요?"두 사람은 비상 통로의 계단 입구에 도착했고 강성연은 팔짱을 끼면서 그녀를 바라 보았다."당신 저에게 뭘 말하고 싶은 거예요?"서영유의 표정이 싸늘해졌다."할아버지는 연 씨 가문의 사람을 싫어해요. 왜냐하면 연 씨 가문은 겉만 번지르르한 황실 좌파와 한 편이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여 반 씨 가문 사람들이 연 씨 가문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연 씨 가문 사람들이 반 씨 가문 사람들에게 호감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나아요. 두 가문은 숙적이거든요."강성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게 저와 무슨 관련이 있죠?"서영유는 그녀에게 다가가더니 좀 싸늘한 얼굴로
"성연아, 반지훈 대표님의 할아버지께서 너희들의 결혼을 동의하지 않으시는 거냐?"강성연은 멈칫하다가 눈을 내리깔았다.이를 본 강진은 순간 깨닫게 되었다."너의 어머니가 연 씨 가문 사람이고, 연 씨 가문과 사 씨 가문이 적이라서 그런 거냐?""아버지, 누가 그렇게 말하던가요?"강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반지훈 대표의 할아버지가 나한테 너희들이 헤어지게 하라고 했다. 만약 반지훈이 계속 너와 함께 있으면 화를 입을 거라고 했어. 내가 그 사람들을 배웅한 후 가면을 쓴 사람이 나를 때렸다. 그 사람은 나에게 네가 반지훈 대표와 헤어지지 않으면......"강진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는 자신의 일 때문에 강성연이 반지훈과 헤어지는 것이 싫었다.강성연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천천히 일어섰다."아버지, 먼저 휴식하세요. 제가 저녁에 다시 올게요."그녀는 어두운 표정으로 병실을 떠났다.Soul 스튜디오에 돌아온 강성연은 반크를 사무실에 불렀다. 그녀는 몸을 돌리더니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최근에 위너와 합병할 생각입니다. 저희 스튜디오를 그쪽에 옮겨갈 거예요."반크는 머뭇거렸다."최근? 성연아,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강성연은 눈까풀을 파르르 떨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버지가 위너를 저에게 주어 두 쪽을 다 고려하기 힘들잖아요."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아이가 인터넷 테러를 당하고 지금 아버지가 또 이유 없이 습격을 당하게 되자 그녀는 파도처럼 잇달아 밀려드는 사고에 숨이 턱 막혔다.특별히 아버지의 일은 매우 심했다.그날 큰 어르신이 반지훈에게 전화를 할 때 그녀도 들었다. 하지만 반지훈을 핍박하기 위해 정말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행정 부서."성연이가 Soul 스튜디오를 위너에 옮긴다고?"반지훈은 반크의 보고를 듣고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반크는 간단하게 보고를 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네, 성연이는 스튜디오를 확장할 생각인 것
강성연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훈련 캠프에 있는 동안 반지훈은 아이들을 데리고 외할아버지를 만나게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강진이 친하게 지내고 애완동물까지 키울 줄은 몰랐었다.세 쌍둥이는 곁에서 소꿉놀이를 했고 강진은 묵묵히 있는 강성연을 바라 보았다."성연아, 내 일은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난 너와 반지훈 대표의 감정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강성연은 입술을 깨물더니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제가 알아서 할게요. 참, 저는 Soul 스튜디오와 위너를 합병하여 Soul 주얼리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강성연이 자신의 의견을 묻자 강진은 머뭇거리면서 대답했다."너의 마음에 들면 돼. 위너는 너의 엄마가 남긴 회사고 너의 것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해."강성연은 한참 동안 아버지와 함께 있고 나서야 아이들을 데리고 블루 오션 별장으로 돌아갔다.밥을 먹을 때 강해신은 강성연 곁에 다가왔다."엄마, 아빠는 오늘 밥 먹으러 오지 않아요?"강유이도 말을 이었다."아빠는 어제도 돌아오지 않았어요."하지만 강성연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아빠는 바쁘니까 이해해줘."세 쌍둥이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저녁 강성연은 세 쌍둥이에게 이야기 책을 읽어주었다. 세 쌍둥이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자 강성연은 책을 닫고 책상 위에 놓았다. 그녀는 아이들의 이불을 잘 여며준 후 나갈 때 전등을 껐다.강성연은 샤워를 한 후 높고 긴 창문을 보면서 오랫동안 사색에 잠겼다.한 쌍의 팔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강성연은 따뜻한 품에 안겼고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왜 아직도 자지 않았어?"강성연은 멍하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연아?"강성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반지훈은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에 댔다. 강성연은 의도적으로 그를 피하는 듯하였고 그에게서 풍겨오는 술 냄새를 맡은 듯하였다."술을 마신 거예요?"반지훈은 픽 웃었다."응, 오늘 동임 회사 대표들과 모임이 있어 몇 잔 마셨어.""성연아,
반지훈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있더니 점차 표정이 어두워졌다.다음날, 반 씨 저택.반지훈은 거실에 서서 할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는 걸 발견했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할아버지, 성연이의 아버지를 찾아가셨어요?"어르신은 반지훈의 말을 듣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그저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다. 왜 너에게 하소연을 하더냐?""그러니 할아버지께서 정말 강진에게 손을 대신 겁니까?"손을 댔다고? 큰어르신은 신문을 내려놓았다."너 그 말은 무슨 뜻이냐?"큰어르신이 강진을 찾아간 건 자신의 손자와 강성연이 결혼하면 어떤 후과를 가져올지 말해주기 위함이었다. 그는 어떤 위험 요소도 배척해야 했다.그런데 왜 손을 댔다고 말하는 것인가?"어제 할아버지께서 강진을 찾으러 가셨고 지금 강진은 입원을 했습니다. 설마 할아버지께서 하신 일이 아닙니까?"반지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큰어르신은 멍해졌다. 강진이 입원을 했다고?그는 조금 화가 났다. 공갈사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설마 내가 한 짓이라 의심하는 건 아니겠지? 내가 정말 강진에게 손을 써도 숨길 필요는 없어! 내가 비열하게 암암리에 그런 짓을 벌일 것 같아?"보아하니 강 씨 가문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은 아닌 것 같군. 이런 일을 벌여 손자가 날 오해하게 만들다니.정말 화가 나는구나.반지훈은 할아버지의 인품을 믿고 있었다. 그는 배후에서 사람을 모해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한 짓일까?**Soul 스튜디오.강성연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반지훈이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조금 멍해졌다가 곧 시선을 피했다."무슨 일이 있어요?"반지훈은 천천히 일어서더니 강성연 쪽으로 걸어왔다."성연아, 할아버지에게 물어봤어. 할아버지가 한 일이 아니래."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반지훈은 그녀의 팔을 잡았다."성연아, 내 말 믿지 않는 거야?""믿어요."강성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얼굴을 쳐다보지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