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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지훈은 몸을 일으켜 그녀를 보고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너. 나. 먹. 어”

 예전 같으면 성연이 도시락을 두고 그에게 먹으라고 한마디 했겠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침대 옆에 앉아 밥을 손수 건넸다. 그를 빤히 쳐다본 채 머쓱해하며 변명했다. “시언이 때문에, 마지못해 대답한거 예요”

  지훈은 그녀가 건넨 음식을 먹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문뜩 깨달았다. 그녀를 보니 아픈 것도 나은 것 같다.

  그가 다 먹자 성연은 일어나 도시락을 덮었고, 지훈은 베개에 기대어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아직 떠나지 않은 것을 보았다. “남아서 나랑 같이 있을 거야?”

  “제가 하고 싶어서 그러는거 같아요?” 만약 그가 시언을 구하다 다친 게 아니었다면, 그녀는 머물지 않았을 거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있던 지훈은 갑자기 이불을 잡아당기며 빈 옆자리를 두드렸다. “내 침대의 반을 하룻밤만 빌려주지”

  성연:“…”

  지훈은 엄중하게 말했다. “나는 환자야. 오히려 네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해도 나는 저항 할 수 없어”

  성연:“…”

  세상에, 그는 왜 독사에 물려 죽지 않았을까?

  성연은 한사코 그의 침대로 올라가려 하지 않았고, 지훈은 무리하지 않고 쓰러져 잤다.

  성연은 벽에 기대어 창밖을 내다보았다. 보아하니 그녀는 정말 이렇게 앉아서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다. 아마도 좀 추울 것이다. 그녀는 몸을 덜덜 떨다 자신도 모른채 벤치에 웅크려 잠이 들었다.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잔 탓에 그녀는 졸려서 곧 잠이 들었다.

  지훈은 천천히 눈을 뜨고 벤치에 웅크려 자고 있는 여인을 돌아보았다.

  문뜩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은 원래 철벽인 걸까, 아니면 그의 방식이 잘 못 된 걸까?

  아마도 그는 먼저 그녀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녀가 추위에 떨자 지훈은 할 수 없이 침대에서 내려와 그녀를 안고 병상으로 데려왔다.

  그는 그녀 옆에 누워 이불을 덮어주었고, 성연은 몸을 뒤척이며 따뜻한 곳으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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