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637화

감시자는 리사가 도망갈 생각도 없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아프다는 말을 순순히 믿었다. 손님에게 병이라도 옮기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사를 데리고 근처에 있는 작은 진료소에 갔다.

리사는 의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그녀의 차림새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리고 이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감정 없이 말했다.

"혈액검사를 해보죠."

리사는 의사를 따라 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감시자는 문밖에서 기다렸다. 어차피 이곳도 암시장의 영역이었기에 그녀가 도망가지 못할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리사는 피를 뽑으며 의사에게 물었다.

"검사 결과는 얼마 후에 나오나요?"

"20분이요."

의사는 혈액검사를 하러 다른 곳으로 갔다.

리사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고정 전화를 힐끗 보고는 눈치를 살피다가 신속하게 줄리안나의 번호를 눌렀다. 줄리안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나서는 밖으로 나가 게임을 하는 감시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게... 제가 돈이 없어서 그러는데 주변에 은행이 있어요?"

"잔머리 굴리지 마."

"저 진짜 돈이 없어서 그래요."

리사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돈 뽑아서 치료하겠다는데 그것도 안 되는 거예요? 제가 아프면 당신들만 손해잖아요."

감시자는 리사의 말을 믿은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도망갈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도망갔다가 잡힌 결과가 뭔지 잘 알고 있지?"

감시자는 리사를 데리고 근처에 있는 은행으로 갔다. 리사는 긴장한 듯 옷깃을 꽉 잡았다. 줄리안나가 은행 근처에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리사!"

역시나 은행 앞으로 가자마자 줄리안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사는 감시자를 힘껏 밀치고 줄리안나를 향해 달려갔다.

"네년이 감히 나를 속여?!"

감시자는 어두운 안색으로 빠르게 쫓아갔다.

줄리안나는 리사와 손을 잡고 함께 도망가기 시작했다. 감시자는 그 새로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두 사람을 쫓는 사람은 점점 더 많아졌다.

리사는 머리를 돌려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는 남자들을 바라봤다. 어두운 방 안에 가둬져서 같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