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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1화

강유이가 리사의 말을 믿지 않고 암시장으로 직접 행차해서 조사할 수 있었다. 때가 되면 리사는 줄리안나와 똑같은 방법으로 소문을 냈을 것이다. 소문이란 한 사람을 파괴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진예은은 소문의 영향력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다행히도 강유이는 리사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순진한 줄리안나가 대신 빠지기는 했지만, 이것 또한 바보 같은 선택에 대한 대가가 아닌가 싶다.

리사의 영상은 수위가 너무 높은 관계로 금방 삭제되었다. 하지만 영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한씨 집안의 양녀라는 사실에 다들 더욱 흥미를 느꼈다.

반면 리사는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팔목을 그어 한재욱을 병원으로 이끌었다. 의사와 얘기를 나누고 난 한재욱은 병실 안으로 들어가 창백한 모습의 리사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일이야?"

리사는 엄청난 서러움이라도 당한 것처럼 눈물을 주르륵 흘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집안에 도움이 되지 못했어요. 저 같은 사람은 그냥 죽어버리는 게 나아요."

한재욱은 침대 곁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태군이가 네가 살 곳을 마련해 준다고 하지 않았나?"

"태군 오빠는... 저를 암시장에 팔아버렸어요. 이번에는 겨우 탈출해서 밖으로 나온 거예요."

한재욱이 약간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리사는 조심스럽게 옷 소매를 걷었다. 팔에는 멍든 자국으로 가득했다.

"암시장에서 매일 맞기만 했어요. Y국에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서 저를 도와줄 사람도 없었어요. 태군 오빠가 저를 싫어하는 건 알았지만, 제가 한씨 집안을 떠났는데도 이런 일을 할 줄은 몰랐네요."

리사는 손을 뻗어 한재욱의 옷깃을 잡으며 애원했다.

"아버지,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안 그러면 진짜 죽고 싶을 것 같아요."

한재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리사가 작은 소리로 흐느끼는 것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리사야, 내가 너한테 물어볼 일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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