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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6화

강유이는 입을 삐죽였다.

이때 병실 문이 예고 없이 열리고 반재신이 무서운 기세로 들어섰다. 그는 무작정 한태군의 멱살을 잡고는 언성을 높였다.

"야, 애를 제대로 못 돌볼 거면 데리고 나가질 말던가! 이건 어쩌자는 거야!"

한태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유이는 통증을 참으며 힘겹게 말렸다.

"오빠, 내가 줄리안나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졸라서 그렇게 된 거야."

반재신은 마지못해 손을 놓기는 했지만 언성은 여전히 내려가지 않았다.

"줄리안나는 왜 만나려는 건데? 리사한테 당하고 싶어서 환장했어? 넌 어쩌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냐!"

강유이가 납치 되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재신은 무슨 정신으로 이곳까지 왔는지 모른다. 걱정도 되고, 화도 나는 것이 이 복잡한 감정을 도무지 주체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줄곧 마음에 안 들었던 한태군과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으니 말이다.

강유이는 천장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주변 사람들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걸 어떡해. 내가 예지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매일 전전긍긍하면서 살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그럴 바에는 그냥 집 안에만 있고 말지."

"너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야?"

"그런 게 아니라 나도 일이 이렇게 돼서 속상하다는 거지."

통증을 참고 말을 길게 했더니 강유이의 안색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 반재신이 또다시 무언가 말하려고 할 때, 한태군이 큰 소리로 말을 가로챘다.

"지금은 둘이 말다툼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한태군, 넌 닥치고 있어."

한태군은 어두운 눈빛으로 반재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나 닥쳐."

병실 안의 분위기는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말 한마디라도 잘못 나온다면 곧바로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말이다.

의아에 앉아 있던 한태군은 몸을 일으켜 반재신과 시선을 맞췄다.

"유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건 내 탓이야. 네가 유이를 걱정한다는 것도 잘 알아. 하지만 이번 일은 유이를 나무랄 게 아니라, 유이를 그렇게 만든 사람을 나무라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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