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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4화

정 씨 집안이 세력을 잃고 밑바닥으로 추락한 지금, 한태군은 인심 좋게 데이비 렌지를 도와 그가 가지고 싶어 하던 여자를 품에 넣어주려고 했다. 정 씨 집안 어르신의 성격으로는 길바닥으로 나앉는다고 해도 절대 렌지 집안과 엮이려고 하지 않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필 레이린 정의 얼굴이 망가졌다.

그때 전유준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그리고 오늘 진찬이 병원에 가서 레이린 정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한태군이 전유준을 바라봤다.

"정 씨 집안이 세력을 잃자마자 발을 뺀 사람입니다, 누구보다 빨리 그 집안과 인연을 끊었을 사람이."

진찬이 정 씨 집안과 엮인 이유는 그 집안 뒤의 이익과 권력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감정보다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진찬이었다.

진찬과 레이린 정 사이에는 이익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익이 없어지면 레이린 정도 자연스럽게 진찬에게는 쓸데없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진찬에게 다른 계획이 있다면 모를까.

-

강유이는 수업을 마치자마자 진예은이 수업을 듣고 있는 건물 아래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진예은은 밖으로 나서자마자 계단에 서서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강유이를 마주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강유이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예은아, 혹시 무슨 일 생긴 거야?"

그 말을 들은 진예은이 발걸음을 멈추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예은아?"

강유이도 그런 그녀를 보곤 발걸음을 멈췄다.

"강유이, 우리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자, 너 숙소에 살지도 않으니까 우리 이제 룸메이트도 아니고 친구는 더더욱 아니야."

진예은은 말을 마치자마자 강유이를 지나쳐 갔다.

강유이는 멍하게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진예은을 바라봤다.

멀리서 그 모습을 본 반재신이 미간을 찌푸린 채 강유이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내가 말했었지, 이제 알겠어?"

그 말을 들은 강유이는 반재신을 한 눈 보곤 다시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뗐다.

"나 쟤랑 친구라고 말한 적 없는데."

강유이는 단 한 번도 그녀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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