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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0화

강유이는 덤덤하게 머리를 숙여 줄리안나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바라봤다.

"줄리안나, 나도 너랑 비슷한 일을 한 적 있어. 근데 리사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 너도 이성적으로 잘 생각해 봐."

줄리안나는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이게 어디서 착한 척이야? 누가 없던 일로 해달래? 당장 선생님한테 일러바쳐, 너 그런 사람이잖아."

"그러면 네 말대로 일러바쳐서 퇴학 당해볼래? 그게 네가 원하는 거야?"

줄리안나는 눈에 띄게 멈칫했다. 강유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어서 말했다.

"네 아버지가 퇴학 이유를 물어보면 또 어떻게 대답할 건데?"

줄리안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만약 내가 리사의 말대로 집안 믿고 나대는 사람이라면 진작에 너를 퇴학시켰어. 눈엣가시인 사람을 없애 버리기 위해서라면 이유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리사도 마찬가지야. 리사는 자기가 나한테 어떤 짓을 했는지 언급한 적도 없지? 리사는 선처받지 못하면 너와 만날 수도 없는 곳에 있었을 거야.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 사실도 한 사람의 말만 듣고 판단하면 안 되고. 리사에 대해서는 영원히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다시는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다."

줄리안나는 무안한 표정으로 주먹을 꼭 쥐었다. 그녀가 강유이에 대한 미움은 리사의 말에서 비롯되었다. 강유이는 잔인하고 이기적인 악녀이고, 리사는 착하고 다정한 친구라는 게 그녀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강유이가 태연한 표정으로 솔직하게 하는 말을 들어보니 자신이 오해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기 시작했다.

강유이가 리사를 싫어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강유이의 위치에서 리사를 괴롭히기도 식은 죽 먹기였다. 리사는 한씨 집안의 성씨를 받지도 못한 양녀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상류사회의 괴롭힘이 어떤 것인지 줄리안나는 잘 알고 있다. 만약 강유이가 리사의 말대로 잔인한 사람이었다면 둘은 애초에 친구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강유이는 이불을 끌어 올리며 말했다.

"이만 나가봐."

줄리안나는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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