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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2화

유리창에 유이의 형체가 비쳤던 건지, 화들짝 놀란 그녀가 이어폰을 벗고 유이를 돌아보았다.

강유이 역시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마주 보았다.

눈앞의 여자는 담백한 얼굴에 놀라울 정도의 미모는 아니었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얼굴이었다. 그녀는 남들이 말하는 요즘 얼굴을 갖고 있었는데 어딘가 우아한 느낌이 들었다.

강유이가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해. 노크했는데 네가 못 들은 것 같아서 들어왔어.”

여자가 한참 동안 유이를 바라보더니 잠시 후 시선을 피했다. 그녀가 미지근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나 기타 연습 계속해야 되는데.”

“알았어. 그럼 난 방해 그만하고 나가볼게.”

강유이가 자각적으로 방에서 나왔다.

이틀 뒤 연극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강유이가 가방을 메고 발을 쩔뚝거리며 스튜디오로 향했다. 삼일 째가 되자 다친 발가락이 더욱 부어올라 걷는 것도 아팠다.

스튜디오 문 앞에 도착한 유이의 눈에 한태군이 어떤 여자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여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룸메이트였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까지는 들리지 않았다.

강유이는 한태군과 알고 지낸 시간이 꽤나 길었다. 한태군은 다른 여자한테 잘 웃지 않았다. 하지만 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웃고 있었다.

강유이는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서 입술만 깨물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상실감이 느껴졌다.

자신에게만 웃어주던 사람이 갑자기 다른 여자한테 웃어주니 마음이 불편했다.

쳇, 바람둥이 같은 놈!

그때 강유이를 발견한 여자가 그에게 뭐라 말하더니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한태군이 고개를 돌렸다. 그는 절뚝절뚝 다가오는 강유이를 가만히 서서 바라보았다.

강유이는 일부러 그를 못 본척하며 지나치려 했다.

한태군이 그녀의 길을 막아섰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뭐 하는 거야?”

“너 아직 다 회복 안 됐잖아.”

“수업에는 지장 없어. 나 들어가 봐야 돼.”

강유이가 그를 밀어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예 그를 돌아가려고 했지만 한태군이 길쭉한 다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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