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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7화

강유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숨을 고를 줄 몰랐던 그녀는 억지로 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얼굴이 점점 빨개지고 당장 질식할 것만 같았다.

한태군이 드디어 그녀의 입술을 놓아주었다. 그가 눈물을 잔뜩 머금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미안해, 유이야.”

잔뜩 서러웠던 유이가 결국 눈물 한 방울을 톡 떨어트렸다.

“미안하다 한 마디면 다야? 이 거짓말쟁이.”

그가 그녀의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너를 바람맞힐 생각은 없었어.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하필 한태군의 어머니한테서 척추 종양이 발견되어 떼어내야 한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종양을 떼내지 않으면 반신불수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가 유이한테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지만 유이는 이미 그를 수신차단한 뒤였다.

“사정이 있었으면 나한테 전화를 해야 할 거 아니야…”

그녀가 눈물을 닦으며 옆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내가 뭐 그렇게 쪼잔한 사람인 줄 알아? 네 전화를 리사가 받게 하질 않나. 너 내가 그 애를 싫어하는 걸 알면서…”

한태군의 눈빛이 싸해졌다. 그가 잠깐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네가 나한테 전화한 줄 몰랐어.”

강유이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몸을 일으키더니 휴대폰을 들고 집사한테 연락했다. 그의 안색이 어두웠다.

“거실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녹화 영상, 지금 저한테 보내주세요.”

그의 휴대폰에는 그녀한테서 걸려온 통화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 이건 분명 리사가 자신의 휴대폰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함부로 그의 전화를 받고 기록까지 삭제했다는 말이었다.

그의 휴대폰 비밀번호는 추측하기 어렵지 않았다.

보아하니 전에 그녀가 그의 노트북 비밀번호를 본 것 같았다.

집사가 녹화 영상을 그에게 전송했다. 그가 영상을 확인하기 전에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일은 내가 다음에 다 보상해 줄게.”

그녀가 그의 손을 밀어냈다. 그녀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

“다음은 없어.”

한태군이 피식 웃었다.

그는 휴대폰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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