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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3화

그건 예전에 그녀가 한태군을 부르던 호칭이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 입에서 그 호칭을 듣게 되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한태군과 한재욱이 서재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온 리사는 마침 혼자 있는 강유이를 보게 되었다.

그녀가 대놓고 한태군에게 반항할 수 있었다는 건, 더 이상 한태군의 보복이 두렵지 않다는 걸 뜻했다. 왜냐하면 이제 벌어질 일이야말로 이번 시나리오의 하이라이트기 때문이다.

한태군은 강유이를 무척 아꼈다. 강유이 때문에 자신을 일부러 더 괴롭혔었다.

그런데 만약 강유이가 더럽혀진다면? 그래도 한태군은 계속 강유이에게 애정을 쏟을 수 있을까?

리사가 옆 테이블로 다가가 술잔을 들었다. 그리고 미리 손가락 틈새에 끼워두었던 약을 떨어뜨렸다.

술에 떨어트린 약이 순식간에 기포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강유이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틈에, 그녀의 술잔을 약이든 술잔과 바꿔치기했다.

“유이야.”

강유이가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언제부턴가 리사가 술잔을 들고 자신의 곁에 서 있었다.

리사가 태연자약하게 미소 지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나랑 짠하지 않을래? 설마 여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 무안하게 하려는 건 아니지?”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기에 강유이는 절대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강유이는 주변 사람들이 두 사람 쪽을 힐끗 거리는 걸 알아챘다. 이곳은 한 씨 가문의 연회였다. 확실히 자신은 리사의 말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가 시선을 내리며 자기 앞에 있는 술잔을 들었다.

리사는 그녀가 손에 든 술잔을 빤히 쳐다보았다. 긴장되기도 했지만, 당장 그녀가 그 술을 마시길 더 바랐다.

강유이가 술잔을 입가에 가져다 댔다. 리사가 이상할 정도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 멈칫했다.

“언제까지 보고 있을 거야.”

리사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하지만 곧바로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 표정으로 돌아갔다.

“내가 같이 마셔줄게.”

강유이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리사가 먼저 술잔을 비웠다.

강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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