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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2화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녀를 불쌍하게 여기고, 한 씨 가문에서 그녀를 학대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요한 건 한재욱은 이 일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다.

한재욱은 최근 항상 바쁘다 보니 집에 온 시간이 적었다. 그녀는 한재욱이 자신의 모습을 보면 무조건 진상을 추궁할 것이라고 믿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지금이 그녀한텐 기회였다. 아무리 한 씨 가문에서 한태군의 입김이 세다고 해도, 가족의 체면을 생각하면 절대 자신을 더 이상 어쩌지 못할 것이다.

한재욱한테 자신의 고충을 알려줘야 했다. 그래야만 자신이 그에게 독립을 요구해도 그가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한태군의 공제에서 잠시 벗어날 수만 있으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자신이 있었다.

그녀가 한재욱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버지 저… 전 그냥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한 것뿐인데. 혹시 제가 잘못한 건가요?”

한재욱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은 조카며느리의 퇴원 기념 연회였다. 그런데 자신의 양녀인 리사가 저런 옷을 입고 나선 건 확실히 보기 좋지 않았다.

“얼른 가서 옷 갈아입지 않고 뭐 해.”

리사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한태군의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정연은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녀는 한재욱의 생명의 은인이었다. 만약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게 된다면 한 씨 가문이 배은망덕하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네 아버지 말씀 들어. 얼른 가서 옷부터 갈아입거라.”

정연이 메이드에게 그녀를 데리고 갈 것을 지시했다.

리사가 메이드를 밀어내며 정연의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그녀가 울며 호소했다.

“사모님, 저 태군 오빠가 저를 싫어한다는 것도 알고, 또 제 존재가 이 집안 체면을 깎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저 이 집에서 나가서 살아도 괜찮아요. 절대 다시는 태군 오빠의 눈에 거슬리지 않을게요.”

참으로 훌륭한 연기였다. 리사의 말속에 숨은 뜻을 모든 사람들이 눈치챌 수 있었다.

한태군이 새로 들어온 양녀를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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