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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4화

리사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손에 쥐고 있는 술잔을 깨뜨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화가 난 강유이가 그의 허리를 꼬집으며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언제 네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했어.”

한태군이 스스럼없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지금. 거절할 거야?”

그녀가 볼에 바람에 넣으며 웅얼거렸다.

“우리 오빠가 허락하지 않을 거야.”

그가 그녀의 콧등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훑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 사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내가 그 허락 꼭 받아 낼 게.”

정연이 후후 소리 내어 웃더니 한희운과 함께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

“태군아, 너 왜 자꾸 유이 놀려.”

한희운이 곧바로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이야. 우리 아들이 가족한테까지 숨기며 아무도 몰래 연애를 했단 말이지.”

한태군이 미소 지었다.

“지금 이렇게 공개하잖아요.”

정연이 한 걸음 나서며 강유이의 손을 잡았다.

“난 원래 우리 유이가 엄청 마음에 들었었어. 이제 태군이 여자친구가 되었다고 하니 더더욱 기쁜걸.”

강유이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녀는 너무나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한태군이 강유이를 자기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일로, 리사가 피우려던 소란이 묻혀버렸다.

반 씨 가문과 한 씨 가문이 사돈을 맺게 되면 앞으로 한 씨 가문은 승승장구할 일밖에 없게 될 것이다.

어느새 사람들이 리사의 존재를 잊고 한태군의 연애를 축복해 주었다.

리사는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밀려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화가 나 이를 악물었다.

도대체 자신의 계획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분명 강유이가 그 술을 마시기만 하면 끝 날 일이었다. 그러면 리사는 자신이 바라던 일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런데 강유이가 운 좋게 넘어가 버렸다.

한태군이 리사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아있었다.

잠시 후, 그가 술잔을 피터에게 건넸다. 한태군이 피터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거 성분 분석해 주세요. 이 술 분명 문제가 있을 겁니다.”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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