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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5화

차를 세운 피터가 시동을 껐다. 그가 백미러로 뒷좌석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너 정말로 도련님이 너를 위해 집을 마련해 줬다고 생각한 거야?”

리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무슨 뜻이에요?”

피터는 답이 없었다.

장정 몇몇이 다가와 문을 열고 그녀를 끌어내리려고 하자 그녀가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

“안 가요. 저 돌아갈래요. 아버지를 뵈어야—”

“어르신을 찾아가도 쓸모없을 거야. 이번 일은 어르신도 상관 안 하시기로 했어.”

리사가 강제로 차에서 끌어내려졌다. 그녀가 울며 발악했다.

“싫어요. 나 이런 촌구석에 있기 싫단 말이에요. 한태군을 만나야겠어요!”

차량 한 대가 다가와 멈춰 섰다. 한태군이 차에서 내리자 장정들이 공손하게 도련님께 인사를 올렸다.

리사가 빠르게 그의 앞으로 기어갔다. 그녀가 그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울며 빌었다.

“태군 오빠,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아무리 내가 싫어도 어떻게 아버지의 뜻을 거르고 나를 이런 촌구석으로 보낼 수 있어요!”

뒤에 있던 남자가 그에게서 리사를 떼어냈다. 그리고 그녀의 반항을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듯이 그녀를 제압해 눌렀다.

한태군이 옷깃을 정리하며 싸늘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경고했었던 것 같은데.”

리사는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목을 꽉 쥐고 있는 것처럼 아무 소리도 나가지 않았다.

“난 이미 말했었어. 네가 자기 분수도 모르고 설치는 것도 괜찮다고. 대신 그 대가는 꼭 치러야 할 거라고.”

한태군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너 그런 허접한 연기를 꾸며내면 거기 사람들이 다 네 편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

리사의 몸이 점점 더 세게 떨려났다.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난 그런 게…”

한태군이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하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참 멍청하단 말이야. 내 앞에서 그따위 연기를 하고, 그걸 내가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네가 정말로 잘했다고 생각한 건가?”

리사는 지독한 불안감이 몰려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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