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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3화

강유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전유준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백미러를 통해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유이 씨, 차 안에 잠깐 계세요. 저는 사야 할 물건이 있어서 나갔다 올게요."

눈치가 빨랐던 전유준은 변명거리를 찾아 자리를 피했다. 한태군과 함께 일한 오랜 세월 동안 그의 마음을 먼저 알아차린 적이 손에 꼽히는데, 강유이와 함께 있을 때만큼은 눈에 뻔히 보였다.

전유준은 강유이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는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렸다.

"언제까지 자려는 거야."

한태군의 입꼬리는 미세하게 올라가더니 몸을 기울여 강유이의 어깨에 기댔다.

강유이는 몸을 흠칫 떨며 한태군을 향해 머리를 돌렸다. 오뚝한 코, 빽빽한 속눈썹, 얇은 입술, 조각도 이렇게 못 만들 정도로 예쁜 모습이었다. 강유이는 어릴 적부터 한태군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혼혈의 특징이 여자보다도 정교한 이목구비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사실 강유이는 한태군의 예쁜 얼굴 때문에 줄곧 그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성인이 된 한태군은 치명적인 매력까지 더해져 더욱 잊지 못할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는 마치 바다 한 가운데 소용돌이처럼 그녀를 빨아들였고, 빙빙 돌리며 정신도 못 차리게 했다.

강유이가 잠깐 넋을 놓고 있을 때, 따듯한 입술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강유이는 순간 숨을 들이쉬며 눈을 크게 떴다.

뒤늦게 정신 차린 강유이의 얼굴은 폭삭 익은 새우처럼 빨개졌다.

"너... 너 자는 척한 거야?!"

한태군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가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데 어떻게 잠들겠어?"

"아무리 그래도... 기습은 반칙이지."

강유이는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덕분에 진정하기는 완전히 틀린 것 같았다.

한태군은 그녀와 이마를 맞대면서 물었다.

"싫었어?"

"... 싫은 건 아니고."

한태군은 피식 웃었다.

"그렇다면 좋다는 뜻이네?"

"너 자꾸 이러면 나..."

"또 삐질 거라고?"

한태군은 소리 내어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

"그래도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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