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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9화

잠깐의 흔들림이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전혀 흠이 되지 않았다. 선생님들은 역시 소문대로 훌륭한 학생이라며 머리를 끄덕였다. 때로는 실수 하나 없는 공연보다는, 실수를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능력이 더욱 높게 평가받는 법이다.

줄리안나는 끝까지 버텨낸 강유이가 약간 대단한 감도 들었다. 그래도 감점은 피하지 못할 것이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곧이어 오델리의 독무가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자, 강유이는 털썩 주저앉았다. 선생님 중 한 명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괜찮아?"

무대 곁에 서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학생은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강유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선생님, 유이 신발에 피가 흥건해요!"

선생님은 후다닥 무대 위로 올라가 강유이의 신발을 벗기고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신발 속에서 빨갛게 물든 못을 뽑아냈다.

강유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못을 넣은 사람보다는 자신의 불찰부터 반성했다.

"죄송해요, 선생님. 그래도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얼른 유이를 양호실로 데려다줘."

강유이가 발레 수업을 하다 말고 양호실에 갔다는 소식은 금방 반재신의 귀에 들어갔다. 그는 두말없이 양호실로 달려갔고 발가락에 붕대를 감은 강유이를 보고서는 표정이 무섭게 식어갔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강유이를 양호실로 데려온 여학생이 자초지종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반재신의 분위기는 더욱 차가워졌다.

강유이는 머리를 들고 말했다.

"오빠, 나 괜찮아."

"이게 어딜 봐서 괜찮은 거야?"

반재신은 곁에 있던 여학생을 향해 머리를 돌리며 물었다.

"신발 안에 못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냈어?"

여학생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곧 무언가 생각난 듯 손뼉을 쳤다.

"그러고 보니 조금 전 줄리안나가 휴게실에 들어간 적 있다는 말을 들었어. 우리 과 학생도 아니면서 왜 왔는지 모르겠네."

'줄리안나...'

강유이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누군지 알 것 같았다. 반재신도 마찬가지인 듯 피식 웃으며 말했다.

"줄리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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