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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2화

여자한테 마음이 있으면, 남자도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남자가 만약 명품 감정사를 한다면 여자보다 더 안목이 뛰어날 것이다.

희승은 반지훈 곁에 오랜 시간 함께 있다 보니 수많은 유혹적인 여자들을 보아왔었다. 애초에 그는 강미현한테도 호감이 가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반지훈한테 은혜를 베풀었다고 오해해서 마지못해 존경했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지윤의 청순은 거짓이 아니었다. 청순을 떠나서 너무 정직하고 솔직했다. 그녀는 무슨 말이든 생각나는 대로 직설적으로 뱉어냈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이 그날 지윤을 건드리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만취 상태였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윤은 아마 남녀가 함께 밤을 보낸다는 그 말 자체를 오해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날 밤, 나랑 지윤 씨 같이 잤어요?”

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희승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뭘 더 했나요?”

지윤이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그의 목을 빤히 쳐다보았다.

“내가 당신을 물었어요.”

그가 웃으면서 자신의 목을 가리켰다.

“이거 말이죠?”

그녀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책임질 것 없네요. 우린 아무것도 안 했으니깐요.”

“하지만 같이 잤잖아요.”

“하지는 않았죠.”

지윤이 잠깐 침묵하다가 물었다.

“뭘 더 해야 해요?”

희승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었다.

“당연히 아이를 만들만한 행동이죠.”

“짝!”

지윤이 그의 뺨을 때렸다.

“변태.”

그러더니 몸을 휙 돌리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희승이 그녀가 때린 뺨을 매만졌다.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았지만 어이없고 서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그저 그녀한테 설명을 해줬을 뿐인데, 순식간에 변태로 내몰리다니?

-

이틀 후.

한재욱과 한태군이 탄 비행기가 군오에 도착했다. 진철이 직접 그들을 마중하러 나갔다.

진철과 한재욱이 마주 보며 한참 동안 옛이야기를 나누었다. 문득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진철이 고개를 돌렸다. 그와 한태군의 시선이 마주쳤다.

진철은 순간 그를 알아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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