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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9화

한태군은 비록 나이가 어렸지만, 그 속을 알아채기 어려웠다. 그의 친아버지조차 자기 아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지 못하는데 그는 오죽할까.

이틀 뒤.

한재욱이 한태군과 함께 반 씨 저택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세 아이의 표정이 제각기 달랐다.

해신이 먼저 불만을 터뜨렸다.

“그놈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우리 집에 오겠다는 거예요.”

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이를 바라보았다. 유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만 푹 수그리고 있었다.

반준성이 찻잔을 내려놓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해신아, 한 씨 가문에서 손님 입장으로 오는 거다. 손님을 이놈, 저놈하고 부르는 건 예의 없는 거야.”

해신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전 그냥 한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싫은 것뿐이에요.”

반준성이 해신의 말을 무시하고 반지훈을 바라보았다.

“한재욱이 언제 온다고?”

반지훈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이제 곧 도착하겠네요.”

반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겠구나.”

해신이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층으로 올라갔다. 시언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할아버지, 저도 아빠랑 같이 손님을 맞이할게요. 마침 제가 그 도련님과 한 번도 인사를 나눈 적이 없거든요.”

반준성이 웃으며 말했다.

“시언이가 점점 더 어른스러워지는구나.”

아이가 외국에서 보낸 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견이 넓었다. 또한 줄곧 큰 어르신 곁에 머물렀으니 어떤 일도 그에게 큰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어쩌면 큰 어르신이 그때 시언을 선택한 게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언은 조숙하고 진중했다. 확실히 맏이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었다.

고용인들이 서둘러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열 시가 다 될 때쯤, 한재욱의 차가 정원 밖에 멈춰 섰다.

집사와 고용인들이 그를 맞이했다.

한재욱이 차에서 내린 뒤, 그 뒤를 따라 놀라울 정도로 준수하게 생긴 미소년이 내렸다. 소년의 외모는 순식간에 모든 사람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들의 눈에 큰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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