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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0화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해신이 거실에 한재욱과 그의 형, 그리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만 있는 걸 발견했다. 그 어디에도 한태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가 시언의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형, 그놈은?”

시언은 해신이 찾는 이가 누군지 바로 알았다.

“정원에.”

해신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유이가 정원에 있어.”

강유이는 한참 동안 정원에서 놀다가 이제 막 금이를 우리 안에 넣으려고 했다. 그때, 금이가 갑자기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했다.

“금이야!”

놀란 유이가 서둘러 일어나 금이의 뒤를 쫓았다.

“금이야 이리 와!”

금이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기진맥진한 강유이가 금이를 쫓아 나무 아래까지 달려왔다. 그런데 금이가 갑자기 나무를 보며 짓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걸려있었다. 길고양이는 불안한 표정으로 금이를 보고 낮은 소리로 울고 있었다.

강유이가 두 팔을 걷어붙이더니 재빠르게 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길고양이가 경계심 가득 찬 눈빛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강유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유이가 손을 뻗어 나뭇가지에 낀 길고양이의 발을 빼주려던 그때, 고양이가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며 공격하려고 했다.

다행히 유이가 한발 빨리 고양이의 공격을 피했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일부러 화 난 척 연기했다.

“도와주려는 사람을 공격하려 하다니.”

강유이가 다시 몇 번인가 시도한 끝에 길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천천히 나뭇가지 사이에서 빼낼 수 있었다.

그녀가 고양이를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봐 진작 이러면 얼마나 좋아. 뭐 하러 그렇게 사납게 굴었어. 맞지, 금이야?”

금이가 낑낑거리며 바닥에 앉아 있었다. 왠지 주인이 자기 말고 다른 동물을 안고 있어서 질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한태군이 마침 그 장면을 목격했다.

거침없이 나무 위로 오르는 여자아이한테서 전혀 가식이 느껴지지 않았다. 활짝 웃고 있는 그녀의 미소가 얼마나 눈부셨던지 얼어붙은 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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