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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9화

강해신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내가 왜? 내가 아무리 심심해도 그렇지, 한씨 집안을 건드릴 이유는 없거든."

강유이는 의심이 가시지 않는 듯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녀가 무언가 더 말하려고 할 때, 강시언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가로챘다.

"유이야, 삼촌이랑 숙모가 화해 했으니, 우리는 이만 서울로 돌아가자."

강시언의 화제 전환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강유이는 벌써 자신이 하려고 했던 말을 잊은 듯 얼굴을 긁적였다.

"오늘?"

"내일."

"그래, 그럼 난 숙모랑 인사하러 가야겠어."

강유이는 몸을 돌려 저택 안으로 돌아갔다.

강해신에 비해 신중한 편이었던 강시언은 그제야 머리를 돌리며 물었다.

"들키지는 않겠지?"

"당연하지. 한씨 집안에서는 기껏해야 해킹이 군오에서 이뤄졌다는 것밖에 모를 거야. 우리가 서울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문제 없어."

강해신은 자기 기술에 아주 자신만만했다. 서울로 돌아가기만 하면 용의선상에서 제외되는 게 사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강시언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다행이고."

같은 시각, Y국의 한씨 저택.

집사와 비서는 불안한 표정으로 서재에 서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소년은 노트북을 켜고 데이터를 손보고 있었다. 길쭉한 손가락이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오갈 때마다 화면에는 파란색 코드가 줄줄이 나타났다.

약 한 시간 후, 모든 데이터를 회복하고 난 소년은 덤덤한 표정으로 컴퓨터를 돌렸다.

"다 됐어요."

간단하게 살펴보고 난 비서는 드디어 시름을 놓은 듯 활짝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도련님."

오늘 회사 시스템이 예고 없이 해킹을 당했다. 다행히 외부로 새어 나간 기밀은 없었다. 안 그러면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의 손해가 생길 것이다. 도대체 누가 해킹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악의를 품은 공격보다는 단순한 장난에 가까웠다.

한태군은 이마를 짚었다. 잔잔한 호수 같은 눈동자에는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남들과 다른 유년기를 보낸 그는 어린 나이에 벌써 냉혹하고 차분한 성격을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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