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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하정원은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꽃다발을 받아 들었다. 꽃다발 속에는 빨간색의 작은 선물 상자도 있었다. 선물 상자를 열어보자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가 보였다. 진여훈이 그 새로 반지까지 준비할 줄은 몰랐는지라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너 혼자 너무 앞서간 거 아니야?"

사실 하정원은 아직 진여훈과 재혼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진여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난번에 결혼할 때 반지 하나 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었어. 그래서 이건 지난번의 결혼반지라고 생각하면 돼."

"지난번의 결혼반지라고?"

진여훈은 상자 속에서 반지를 빼내더니 하정원의 앞으로 걸어갔다.

"사이즈가 맞는지 껴보자."

진여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 하정원은 그렇게 어리둥절한 채로 반지를 꼈다.

하정원은 한참 지난 후에야 이상함을 눈치챘다. 진여훈이 웃음을 참는 모습을 보아하니, 그의 수에 넘어간 게 틀림없었다.

"너 이거 사기야!"

진여훈은 하정원을 안아 올려 자기 무릎을 내려놓더니 뻔뻔하게 말했다.

"사기 아니야. 난 얼마나 진지한데."

"이거 사기 결혼이라고!"

진여훈은 그녀가 바둥거리지 못하게 꼭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기 결혼이라니, 재혼이라고 해야지."

진여훈은 그녀에게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이어서 말했다.

"지금 당장 답을 달라는 뜻은 아니야. 천천히 생각해 보고 네 마음을 알려줘. 거절한다고 해도, 그게 네 마음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어."

"내가 거절하면 포기하겠다는 뜻이야?"

진여훈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하정원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니, 네가 허락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이야. 계속 연애를 하는 것도 난 나쁘지 않거든."

청혼하다 보니 예전 생각이 나기 마련이었다. 과거의 진여훈은 자신이 하정원에게 이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두 사람이 정략결혼으로 인해 묶였을 때, 진여훈은 하정원을 피하기에 바빴다. 두 사람 다 이 결혼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서로에 대한 편견도 풀 새 없이 점점 커져가기만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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