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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화

원하지만 분수를 지키는 진여훈은 뻔히 보이는 데도 아닌 척하는 남자보다 훨씬 나았다. 게다가 그는 단 한 번도 지나친 행동을 한 적 없었다. 어쩌면 이게 밀당의 최고 경지가 아닌가 싶다.

진여훈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하정원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같은 마음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무엇이든 그녀가 먼저 말하고 행동하기를 기다렸다.

하정원은 심란한 마음으로 고민했다. 이 와중에 누가 지나가다가 두 사람을 발견하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결국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우리 이만 돌아가자."

진여훈은 그녀와 이마를 맞대며 무거운 숨을 내뱉었다.

"어디로?"

"다, 당연히 집이지..."

하정원의 머릿속은 창백해진 지 오래였다. 진여훈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우리 집?"

하정원은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멈췄다. 진여훈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리더니 소리 내어 웃으며 말했다.

"집으로 가고 싶으면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차는 신해동에 위치한 한축 별장에 도착했다. 이는 진여훈의 명의로 되어 있는 별장이었는데 비워 둔 지는 한참 되었다.

하정원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진씨 저택으로 가는 게 아니었어?"

"우리 집이 어떻게 진씨 저택이야."

"야, 이 사기꾼아!"

진여훈은 하정원을 안고 방 안으로 들어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책상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사기꾼 아니라니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잘 알고 있었던 하정원은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나 샤워..."

"이따가 같이 씻자."

진여훈은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머리 숙여 키스했다.

...

저녁, 진씨 저택.

한창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집사가 진철의 곁으로 와서 무언가 말했다. 진철은 잠깐 흠칫하더니 금세 미소를 지으며 집사를 내보냈다.

호기심이 많았던 강유이가 먼저 물었다.

"삼촌은 또 안 돌아온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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