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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1화

샤워를 끝낸 곽의정은 욕실에서 나왔다. 사실 그녀는 오늘 밤을 위해 수많은 속옷을 준비했지만, 결국 입지 못하고 허벅지까지 오는 넓은 티셔츠를 걸쳤다.

곽의정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서도준은 소파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다.

"아직도 일하는 거야?"

서도준은 머리를 들더니 자신이 들고 있던 서류를 테이블 위로 내려놓았다.

"사인해, 이건 약속했던 지분이야."

곽의정은 서류를 바라보았다. 서인그룹의 5% 지분을 양도한다는 계약서였다.

서인그룹의 5% 지분을 받으면 주주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는 서도준이 처음부터 약속했던 것이다. 하지만 곽의정은 지분이 어떻게 됐든 상관없었다. 정작 받게 되자 자신들의 사이가 이익을 위한 거래가 된 것마냥 마음이 복잡하기도 했다.

서도준은 사인을 하지 않는 곽의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래?"

곽의정은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이건 우리가 정략 결혼을 제안할 때 얘기잖아..."

"그렇지."

서도준은 피식 웃으며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곽의정은 멈칫하며 머리를 들었다.

"지금은 예물이라고 생각해."

곽의정은 발그레한 얼굴로 머리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도준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물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했어?"

곽의정은 입술을 꼭 깨물며 고민하다가 말했다.

"응... 나 너무 이기적이지 않아? 혹시 우리 결혼하고 아이가 갖고 싶다면..."

"입양하면 되지."

서도준은 곽의정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가 아이를 갖고 싶다면 입양하면 돼."

"넌 괜찮아?"

"그럼, 난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아이를 가질 생각도 없어. 혹시 그때 레스토랑에서 얘기를 나눴던 매니저 기억나?"

"응."

서도준은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으며 말했다.

"같이 스파이 일을 할 때, 임신한 약혼녀가 혼자 아이를 낳다가 죽었거든. 근데 약혼녀의 시체를 보러 가는 길에 의사가 그래도 아이는 살았다고 다행이라고 하더래. 다행이긴 하지만 과연 정말 다행이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데. 아이때문에 죽은게 아니라 자신때문에 죽은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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