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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1화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팅이 끝난 뒤 비서가 그녀의 곁에 섰다.

“괜찮으세요?”

곽의정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넋을 놓고 계시던데 혹시 약혼자랑 싸우셨어요?”

비서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곽의정은 움찔하더니 시선을 내려뜨리고 대꾸하지 않았다.

진짜 싸운 거라면 해결하기 쉬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싸웠다고 할 수도 없었다.

어젯밤 서도준은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줬고 가는 길 내내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아 분위기가 매우 어색했다. 그는 분명 그녀가 그를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서는 곽의정의 근심 어린 표정을 보고 위로했다.

“사실 어떤 일이든 두 사람이 차분히 대화를 나누면 해결될 거예요.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곽의정은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말해서 상대방이 더욱 화가 난다면?”

비서는 당황했다.

“약혼자가 그렇게 쪼잔해요? 대체 무슨 일이길래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화를 내는 거예요?”

곽의정은 입꼬리를 당겼다.

“그 사람이 쪼잔한 게 아니라 내가... 쓸데없이 참견한 걸 거야.”

비서는 더욱더 의아해졌다.

“부사장님은 약혼녀잖아요. 참견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참견하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요?”

곽의정은 사무실로 돌아온 뒤 의자에 앉아 이마를 주물렀다. 생각해 보면 웃긴 일이었다. 형식적인 결혼일 뿐인데 그녀는 서도준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서로 참견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으면서 그의 일에 참견했다.

저도 모르게 그를 대신해 칼을 맞은 덕에 서도준은 그녀를 진심으로 대했다. 하지만 결국 그의 마음속에 있는 김아린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다.

죄책감도 그녀를 이길 수 없었다.

휴대폰에 이율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언니, 엄마가 오늘 반준성 어르신 생신 파티에 참석하래요.”

반준성 어르신의 생신 파티?

곽의정은 미간을 구겼다. 구씨 집안은 반씨 집안과 사이가 좋았기에 오늘 밤 김아린도 파티에 참석할 것이다.

역시나, 반준성의 생일 파티에 구씨 집안 사람들이 다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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