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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5화

곽의정이 말했다.

“괜찮아요.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서도준은 사무실로 향했다. 양복을 입는 걸 좋아하지 않는 그는 곧바로 겉옷을 벋고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곽의정은 커피를 든 채로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시선을 든 그녀가 마주한 광경은 이러했다. 얇은 흰색 와이셔츠는 그의 가슴팍에 딱 달라붙어서 그의 호흡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했고, 맥박이 뛰는 것과 강렬한 선이 뚜렷하게 보였다.

서도준은 곽의정이 본 남자들 중 몸매가 가장 좋았다.

스파이를 한 적이 있고 경찰대를 졸업해 자주 훈련받은 남자다웠다.

저번에 그가 옷을 갈아입을 때 곽의정은 실수로 그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근육이 있지만 과하지는 않았고 선이 탄탄하고 단단했다.

그녀는 회사에서 여자 동료들이 복근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자주 들었었다. 여자들은 복근이 있는 남자를 좋아했다. 섹시해 보이기 때문이다.

곽의정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아래로 향했다. 뭔가를 떠올린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려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인정해야만 했다. 곽의정은 그의 몸매가 마음에 들었다.

서도준은 겉옷을 소파 등받이에 걸쳐놓은 뒤 자리에 앉았다. 고개를 든 그는 곽의정이 여전히 서 있는 걸 보았다.

“왜 그래요?”

정신을 차린 곽의정은 그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괜히 켕겼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곽의정은 고개를 숙인 채로 옆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녀는 들고 있던 커피를 마신 뒤 뭔가 떠올랐는지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

“그, 매니저가 당신이 서인그룹을 물려받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서도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전 회사를 관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전 카페도 거의 관리하지 않는걸요.”

곽의정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죠.”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저요?”

곽의정은 뜸을 들이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는 잠시 뒤 대답했다.

“전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고 싶은데 아버지가 원하지 않으세요.”

“여자가 비즈니스를 하려면 뛰어난 머리와 상업적인 수완도 필요할뿐더러 포기할 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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