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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8화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정원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참, 저 여자애 보통 신분이 아니지?”

민서율의 입술이 살짝 열렸다.

“반씨 집안 딸이에요.”

“반지훈 씨 딸?”

하정원은 뭔가 떠올린 건지 얼굴이 구겨지며 욕지거리했다.

“미친!”

반씨 집안이라면 진씨 집안의 친척 아닌가?

반씨 본가.

앵무새를 데리고 집으로 오자 반지훈은 너무 시끄러워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콧대를 주무르며 말했다.

“내일 저녁이 할아버지 생일인데 벌써 가져온 거야? 시끄럽지 않아?”

“아빠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죠. 전 좋은데요. 그렇지, 부자야.”

앵무새는 새장 안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부자, 안 시끄러워. 안 시끄러워.”

강유이는 부자 때문에 웃음이 났다.

위층에서 내려온 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부자라니, 사장님이 작명 센스가 있으시네.”

앵무새는 신나서 날개를 펄럭였다.

“미인 좋아!”

강성연은 흠칫하더니 크게 웃었다.

“말도 예쁘게 하네.”

반지훈은 안색이 흐려졌다. 미인 좋아?

저 앵무새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강성연은 새장 앞에 서서 앵무새의 턱을 살살 긁어줬다. 앵무새는 편안한지 울음소리를 냈다.

반지훈은 심호흡한 뒤 일어나 강성연의 등 뒤에 서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내 아내야.”

“내 아내야! 내 아내야!”

앵무새는 신나게 울었다.

반지훈은 앵무새의 털을 다 뽑아버리고 싶었다.

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고개를 돌려 반지훈을 바라봤다.

“앵무새를 질투하는 거예요?”

반지훈은 그녀의 어깨에 턱을 올리며 거리를 좁혔다.

“쟤 수컷이잖아.”

“...”

강유이와 강해신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둘의 애정행각에 눈꼴이 셨다.

-

날이 저물기 시작하면서 인제항의 네온사인이 남에서 북으로 점등되어 눈부시게 빛나며 차창 유리에 드리워졌다.

곽의정은 차창을 내렸고 밤바람이 차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강 건너 높이 솟아오른 고층 빌딩을 바라보았다. 마치 금박을 입힌 듯한 건물들이 잔잔한 물결 위에 비쳤다.

“야경 구경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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