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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5화

곽의정은 당황했다.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서도준의 그윽한 눈빛을 마주했다.

그녀는 심호흡했다.

“서도준 씨... 농담이죠?”

그와 정략결혼이라니?

몇 번 만난 적 없는, 알게 된 지 보름도 안 된 남자와 말인가?

서도준은 그녀를 응시하며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결혼한 뒤에 제가 곽의정 씨의 자유를 제한할 일은 없을 거예요. 곽의정 씨는 곽의정 씨가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곽의정은 한참을 침묵했다.

“거래를 말하는 건가요? 허울뿐인 결혼 같은 거 말이에요.”

서도준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것은 묵인이었다.

곽의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저죠?”

서도준은 시선을 거두어들인 뒤 와인잔을 바라봤다.

“당신은 결혼 때문에 속박되는 게 싫고 전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삶을 싫어해요. 굳이 선택하려면 곽의정 씨가 가장 잘 맞을 것 같아서요.”

곽의정은 침묵했다.

형식적인 결혼은 각자의 수요를 위해서, 서로 간섭하지 않고 그저 혼인신고만 하는 것이었다.

곽의정은 단 한 번도 결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목표가 있었다. 그녀는 여자는 평생 결혼하지 않아도 멋지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곽의정은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재밌다는 듯 웃었다.

“서도준 씨는 언젠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을 때 그녀가 당신이 이미 결혼했다는 걸 신경 쓰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아요?”

서도준은 흠칫했다. 그의 머릿속에 누군가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는 술잔을 들고 천천히 마셨다.

“만날 리 없어요.”

곽의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저렇게 확신하는 걸까?

그는 고개를 돌려 곽의정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곽의정 씨가 앞으로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제게 얘기하면 돼요.”

곽의정은 피식 웃으며 술잔을 흔들었다.

“전 사업가의 딸이에요. 형식적인 결혼이라고 해도 제가 얻어야 하는 이익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곽의정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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