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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5화

하정화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살짝 민 것뿐인데 양수가 터질 리가 있겠어? 난 예전에 너보다 배가 더 컸는데도 장작을 팼어. 사람이 왜 이렇게 엄살을 부려?”

그녀의 다리 안쪽에서 핏물이 흐르는 걸 본 하정화는 그제야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하정화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지윤이 밖에서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하정화는 당황했다.

“당신은 누구야?”

지윤은 그녀를 무시하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구급차를 불렀다.

-

강역은 아내가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전화를 받고 곧바로 진성 병원으로 향해다.

조산인 데다가 출혈도 많아 간호사는 곧바로 가족에게 즉시 사인하여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강역이 사인하려는데 하정화가 그를 말렸다.

“뭘 사인해? 임산부가 아이를 낳는데 피를 안 흘리는 사람이 어딨어? 수술하면 돈도 내야 하잖아.”

옆에 있던 간호사가 이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할머님, 안에 누워있는 건 할머님 며느리예요. 출혈이 심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산모랑 아이의 목숨이에요.”

강역은 하정화를 밀치고 사인했다.

강성연과 강현은 뒤늦게 도착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복도에서 하정화와 강역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간호사가 몇 번이나 말리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하정화는 본인이 억울한 듯 욕을 했다.

“난 널 낳아서 기른 네 엄마야. 겨우 여자 하나 때문에 날 이렇게 대한다고? 난 그냥 살짝 민 것뿐이야. 그런데 엄살이 저렇게 심할 줄은 몰랐지. 조산은 쟤 몸이 원래 안 좋아서 그래. 그게 내 탓이니?”

그 말은 강역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지윤은 강성연에게 다가가 상황을 전달했고 강현과 강역은 그 얘기를 들은 뒤 안색이 달라졌다.

하정화는 여전히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강성연을 탓했다.

“네 사람이었니? 난 네가 나쁜 마음을 먹은 걸 알고 있었다. 너희 다 같이 판을 짜서 내게 누명을 씌우려는 거지?”

강성연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강역은 고개를 숙인 채로 말없이 다른 쪽으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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