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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강예림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으로서 그녀는 돈을 빌리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전화를 끊자마자 물불 가리지 않고 길 건너편으로 달려갔다.

이때 자동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려와서 강예림과 부딪쳤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그녀는 몇 미터 밖으로 날아갔다. 신발 한 짝은 바닥에서 나뒹굴었고 휴대전화 액정은 산산조각 나버렸다.

강예림은 바닥에 엎어진 채로 어딘가를 바라봤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움찔이더니 서서히 숨을 거뒀다. 뒤통수 쪽에서는 피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한 남자가 강예림의 뒤로 오더니 장갑 낀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어 카드를 빼내 화단에 버리고는 길 건너편에 있던 차 안에 올라탔다. 뒷자리에 앉아있던 심유연은 시선을 거두고 입꼬리를 쓱 올리며 말했다.

"가자."

강성연은 강예림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계속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해서 지윤에게 강예림의 행방을 조사 해보라고 했다. 조사의 결과는 병원 영안실이었다.

강성연은 지윤과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사와 경찰이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그녀는 후다닥 달려가 물었다.

"방금 영안실로 실려 온 사람 이름이 혹시 강예림인가요?"

경찰은 주민등록증을 힐끗 보더니 물었다.

"강예림 씨와는 어떤 사이죠?"

강성연이 답했다.

"사촌 언니예요."

경찰이 머리를 끄덕였다.

"마침 가족을 찾고 있었는데 잘됐네요. 휴대전화는 깨져 있고 카드는 뽑혀 있어서 연락할 수가 없더라고요."

강성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경찰이 답했다.

"뺑소니 사고가 일어났어요. 사각지대라 발견이 늦었고,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어요."

경찰은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밖으로 나갔다. 강성연은 텅 빈 복도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하니 있었다.

곧이어 반지훈과 연희승이 도착했고 강성연이 복도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 달려왔다.

"성연아."

강성연은 멍한 표정으로 머리를 들며 말했다.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강성연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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