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원유희가 없는 사이에 윤설이 어전원에 와서 김신걸과…….원유희는 눈을 감아 머릿속의 더러운 장면이 떠오르는 것을 막았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원유희는 바닥에 떨어진 귀걸이를 들고 욕실로 뛰어 들어가 변기통에 던지고 물을 내려버렸다.귀걸이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또 후회했다.‘만약 버려서 김신걸이 귀걸이가 없어진 것을 알면 어떡하지? 막 캐물으면 어떡해?’어젯밤의 뜨거웠던 마음은 이내 차가워졌다.김신걸이 돌아왔을 때 원유희는 아직 깨지 않았다.김신걸이 와서 입맞춤을 하여 그녀가 일어났다.맑은 눈동자는 김신걸을 보고 반짝거렸다.“일은 다 했어요?”“응.”“저 괜찮아요. 일부러 같이 있어 주지 않아도 돼요. 비록 기억은 잃었지만 제 인생이 어떤 인생이었는지 대충 알아서 이제는 낯설지 않아요.”원유희가 말했다.“기분이 안 좋아? 나쁜 꿈이라도 꿨어?”김신걸은 그녀를 뚜렷이 바라보았다. 그녀가 무슨 생각이라도 났을까 봐.“아니에요. 잘 잤어요.”원유희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김신걸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발신자를 확인하더니 화면을 바로 꺼버렸다.원유희는 자신의 눈썰미가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지만 핸드폰 화면 속 두 글자를 보았다. ‘설이’었다.“아빠, 엄마 문 열어요!”문밖에서 삼둥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삼둥이의 목소리는 방 안에 있는 두 사람의 말을 끊어버렸다김신걸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제가 나가서 아이들을 볼게요.”원유희는 침대에서 내려와 아이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밖으로 나갔다.침실에 남아있던 김신걸은 방금 윤설에게 온 전화를 생각하고는 안색이 더 나빠졌다.핸드폰이 다시 한번 울려서 보니 여전히 윤설에게 온 전화였다.김신걸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나갔던 원유희가 안방에 돌아와 세수하려 하는데 문밖으로 김신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기다려. 내가 갈게.”이 말을 듣고 원유희는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갔다.아이들을 따라 계단 쪽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김신걸이 방문을 나
“왜 그전에 말하지 않았어?”김신걸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이 무슨 목적인지 모르겠어. 그 사람 혹시 원수정의 죽음과 연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도 모르겠어서 너한테 얘기하는 거야. 신걸씨, 그 사람 설마 살인범은 아니겠지?”윤설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신걸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검은 아우라가 그를 뒤덮었다.차가운 공기가 감돌자 윤 설은 김신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불안했다.이렇게 큰 소식을 들려주었는데도 그는 아무런 놀란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깊은 생각에 빠져든 듯싶었다.그 모습을 본 윤설은 눈앞의 남자에게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이렇게 듬직하고 깊은 마음을 가진 남자여야만이 윤설이 원하는 남편감이었다.원유희가 어전원에서 삼둥이와 놀다가 힘들어서 옆에 있는 계단에 앉았다.삼둥이는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었다.유담이는 공을 차다가 재미가 없었는지 옆에 가서 나비를 잡으며 놀았다.원유희는 머리를 숙이고 손목에 있는 비싼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본 것은 비싼 시계가 아니라 시간이었다.30분이 지나면 저녁밥을 먹을 시간이다.그러나 김신걸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전화 한 통도 오지 않았다.‘전화가 오지 않는 걸 보니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는다는 거겠지…….’멀리서 해림이 손에 핸드폰을 들고 걸어오는 것을 본 원유희는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사모님, 김 사장님의 전화입니다.”원유희는 자신이 핸드폰을 방에 두고 나온 것이 생각나 해림이 건네준 핸드폰을 받았다.“여보세요?”“뭐해?”“애들 보고 있어요.”원유희가 대답했다.“애들 계속 볼 필요 없어. 들어가서 휴식도 좀 해.”김신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알아요. 별로 힘들지 않아요. 당신 저녁에 돌아와요……?”원유희는 용기 내어 말했다.“애들과 먼저 먹어. 나는 좀 늦게 갈게.”“응, 알겠어요…….”원유희는 조금 슬펐다.통화를 다하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핸드폰을 해림에게 주었다.신경을 멀리서 놀고
유담이 벌레를 잡는 것을 막으면서 산책을 하는 게 그녀는 무척 힘이 들었다.어전원의 가로등이 모두 켜졌다. 마치 수많은 별처럼 반짝였다.길게 뻗어나간 길을 바라보니 외로운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싶었다.원유희는 먼 곳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 그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그때까지도 그녀는 착각한 줄 알았다.그래도 아이들의 반응이 빨랐다.“아빠 왔다!”“진짜 아빠네!”“아빠 차다! 엄마, 아빠 왔어요!”원유희는 멍하니 롤스로이스가 그녀 앞에 멈추는 것을 바라보며 김신걸이 차에서 내린 것을 보니 평소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아빠, 수고했어요!”유담이 말했다.“아빠, 식사하셨어요?”상우가 물었다.김신걸이 유담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들어 원유희를 바라보았다.“안 먹었어.”원유희는 놀랐다.‘거의 7시가 되었는데도 밥을 안 먹었다고? 어떻게 그렇지? 신걸씨는 윤설과 같이 밥 먹은 게 아니었나……?’“아빠, 밥 안 드셨으면 아빠랑 같이 먹을게요!”조한이가 자랑스럽게 말했다.김신걸이 물었다.“너네는 먹었어?”“아빠, 우리는 먹었어요!”유담이 말했다.“그럼 같이 안 먹어줘도 돼.”김신걸은 멍때리고 있는 원유의 다가왔다.“나랑 같이 먹어줘.”“네? 저……저 먹었어요.”원유희가 말했다.“내가 먹는 거 봐.”김신걸은 멋있게 그녀를 데리고 갔다.삼둥이는 거기에서 화낼 아기는 화내고 가만히 있을 아기는 가만히 서 있었다.화내는 아기는 조한이었다.‘아빠를 거절하다니! 어디서 주워 온 아빤가!’밥상에는 몇 가지 반찬이 놓여 있었고 김신걸의 앞에는 밥이 한 그릇 놓여있었다.원유희의 앞에는 수저가 놓여 있었다.“저는 먹었어요.”“주스.”김신걸은 주스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해림은 곧바로 생과일주스를 가져와 원유희의 앞에 놓았다.그녀는 한 모금 마셨는데 아주 상큼하고 달달했다.혼자 식사를 하는 김신걸을 바라보니 확실히 밖에서 밥을 먹고 온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왜 안 먹었지?’“당신이 안 먹고 올 줄 알고 기다
“나는 너를 더 먹고 싶어.”김신걸은 온몸이 뜨거웠고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작은 입술에 닿았다.원유희는 조금 간지러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입술을 마주 비볐는데 김신걸이 입을 맞춰 버렸다. 기다란 속눈썹은 새의 날개처럼 아름다웠다. 그녀는 놀랐는지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얼굴은 더 빨개졌다.머릿속에는 혹시 어제저녁에 욕실에서 있었던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생각했다.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틀렸다. 저녁에는 그냥 평소처럼 잠을 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비록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김신걸의 품에서 잤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했다.평생 이렇게 김신걸과 행복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다음날, 원유희는 거의 10시가 되었을 때 회사로 갔다. 가보니 사무실 문이 열려 있었다.고개를 들어보니 윤설이었다.윤설은 힐을 신고 이쁘게 꾸미고 왔다.“전에 내가 자주 회사에 드나들었던 것도 까먹은 건 아니지? 잊어버렸어도 회사 사람들이 말하는 건 들었겠지.”윤설은 손님처럼 행동하지 않고 바로 쇼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멸시하는 눈빛으로 탁자 뒤에 있는 원유희를 마치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바라보았다.“내가 네 언니잖아. 그러니 회사의 도리대로 하면 내 몫도 있는 거지.”원유희는 회사가 2층 밖에 없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록 드래건 그룹 같은 큰 그룹처럼 관리가 엄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윤설이 들어올 수 있었던 건 확실히 그녀의 신분 때문이었다.“그냥 정일 뿐이겠죠.”원유희가 말했다.윤설이 회사에 아무런 자리가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윤설은 원유희의 말뜻을 알아듣고 예상했다는 듯이 더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말하는 걸 보니 알았나 보네? 알면 뭐 어때? 네가 아이를 낳았다고 뭐 더 귀한 몸이야? 아이가 없었다면 신걸씨가 널 한눈이라도 봐줄 거 같아?”“그래도 난, 나는 아이가 있어요.”원유희가 대답했다.윤설은 태연한 척 화를 억누르고 생각했다. 기억을 잃은 원유희는 속이기 더 쉬워, 원 유희로 하여금
“모르겠어. 부장님 결정에 맡겨야지.”원유희가 대답했다.“식사 끝나면 전화해.”“응, 알았어.”전화를 끊고 나서야 원유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밥 한번 먹는데 뭔 질문이 이렇게 많은지.그걸 답변하느라 원유희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줄 알았다.그러다 문득 김신걸이 자기와 윤설이 함께 식사했다는 걸 알면 화를 내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하지만 그녀는 고작 식사도 할 겸 상황을 좀 알아보려는 것뿐이다.어찌 됐든 남의 말만 믿어서는 안 되니까…….통화를 끝내고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니 윤설은 어느새 예약된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그러다 그녀가 들어오자 고개를 들며 물었다.“통화 끝났어? 신걸 씨가 뭐라 안 해?”“별말 안 했어.”“그렇다면 다행이고, 난 또 허락하지 않을 줄 알았지!”윤설은 기억을 잃은 뒤 많이 평온해진 원유희를 바라봤다.“우리가 예전에 신걸 씨 때문에 싸웠던 적이 있어. 하지만 어찌 됐든 우리는 자매잖아. 혈연관계가 있든 없든 자매의 정이란 게 있을 거 아니야.”“우리 예전에 친했다고?”“당연하지. 배다른 형제이긴 해도, 서로가 자매라는 것에 기뻐했어!”원유희의 물음에 윤설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특히 아버지도 우리가 계속 좋은 자매이길 바라시거든. 그리고 회사 주식은 내가 자발적으로 포기한 거야, 안 그랬으면 우리 아마 회사를 함께 운영했을걸.”원유희는 순간 윤설이 왜 아버지의 딸이 아닌지,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면 한 가족이 왜 이렇게 화목한지 의문이었다.“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아버지도 내가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아셔. 하지만 친딸처럼 키워오셨어. 그래서 내가 언니이니 동생인 너를 잘 보살피라던 아버지 말, 나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어.”음식이 나온 사이 말을 잠깐 끊었던 윤설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나 그리고 네가 해산물 못 먹는다는 것도 알아. 밖에서 각별히 조심해야 하거든. 너 그거 알아? 그거 아버지 닮은 거. 그래서 난 항상 네가 부러웠어. 나는 왜 아버지의 딸이 아닐까, 아버지
“신걸 씨랑은 어떻게 지내?”한참 동안의 정적을 깨고 윤설이 뜬금없이 물었다.“신걸 씨는 위가 안 좋거든. 절대 자극적인 음식 먹게 하면 안돼.”사실 이건 그녀도 몰랐던 사실이다. 하지만 김신걸과 감정 문제가 생긴 뒤 임민정을 통해 알게 된 거다.임민정은 어전원에서 오래 일했기에 그녀를 통해 알아보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원유희는 마음이 쓰라렸다.‘역시 김신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 윤설뿐이네.’그에 반해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다…….마치 그녀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제3자인 것처럼…….원유희의 기분은 유난히 가라앉았다.그러던 그때, 윤설이 고개를 돌리던 찰나 레스토랑 밖에 세워진 익숙한 차 한대를 발견했다. 그 차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그녀는 이내 진정을 되찾았다.“신걸 씨가 만약 우리 둘이 함께 식사한 사실을 알면 엄청 화낼 거야. 내가 너를 보면 속상해서 안 좋은 생각을 할까 봐. 나를 보호하고 싶은 거겠지. 그러니 유희야, 오늘 나랑 만난 거 신걸 씨한테는 비밀로 해줘.”원유희가 마침 아까 전화에서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여리려던 찰나, 갑자기 옆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너더러 윤설이랑 같이 식사하랬어?” 이윽고 사정 없이 잡아당기는 힘에 그녀는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났다.“아!”겨우 평형을 유지하며 두 발을 바닥에 디딘 그녀는 너무 놀라 사색이 된 얼굴로 김신걸을 바라봤다.그때 윤설이 옆에서 다급히 일어나 설명했다.“신걸 씨, 유희 탓하지 마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회사로 찾아가 점심 같이 먹자고 한 거예요.”Comment by 행단: 术语表不明确,先用了敬语김신걸은 그녀의 말에도 아무 대답없이 원유희를 끌고 레스토랑을 나갔다.그리고 그 순간, 윤설은 떠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표정을 싹 바꿨다.원유희는 레스토랑에서 끌려나오기 바쁘게 차 안으로 던져졌다.레스토랑 문 앞을 어느새 떠난 차는 길가에서 쏜살 같이 달
아이들은 깜짝 놀랐다.김신걸은 홀 입구의 가드레일 옆에서 전화하고 있었다.“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마라.”“신걸아,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래도 믿지 않으면 그녀한테 물어봐. 내가 널 위해서 뭐랬는지. 사실 난 그냥 원유희랑 친해지고 싶었어.”윤설은 설명했다.“나도 알아. 근데 우리는 부부가 될 수 없지만, 친구가 될 수 있잖아. 그리고 그 사람은 유희를 위협하고 있잖아. 우리 같이 그 사람을 찾아내면 안 될까?”“내 말 못 알아들어?”김신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나한테 연락하면 돼.”“알았어!”윤설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김신걸은 전화를 끊었다.이때 멀리서 차 한 대가 들어왔고 계단 아래에서 세워졌다.차문이 열리자 아이들은 차에서 뛰어내렸다.“난 어리는 거 싫어. 밖에 나가는 게 너무 불편해!”조한이 말했다.“그럼 조금만 커지면 돼요?”유담이 물었다.“오빠가 날 지켜주면 되잖아요?”상우는 계단에서 신처럼 우뚝 서 있는 아버지를 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계단에 올라가 김신걸 앞에 서 있었다.“불편하다고? 응?”김신걸이 말했다.아이들은 뾰로통해서 그를 보고 있었다.“너희들은 오빠로서 하루 종일 동생을 데리고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이제 낮잠도 안 자냐?”김신걸은 위압적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나중에 키가 안 커진다.”조한과 상우가 놀랐으며 말했다.“키가 안 커진다고요? 아빠만큼 키가 못 커요?”유담은 화제를 돌렸다.“아빠, 엄마는요? 엄마를 안 보이는데요?”유담은 김신걸의 긴 다리를 안고 홀 안으로 목을 내밀고 들여다봤다.“난 엄마랑 자야 돼!”조한은 두 눈을 깜박거리며 말했다.“안돼!”김신걸은 거절했다.“왜요!”조한은 떠들고 발을 동동 굴렀다.“엄마가 이미 잠들었어.”김신걸이 말했다.“그럼 우리 조용하게 들어갈게요!”상우가 말했다.“자기 방으로 가.”김신걸은 단호하게 말했고 로비로 돌아갔다.“아아아! 아빠 싫어!”조한은 짜증을 내
만약 그녀가 이혼한다면, 외롭게 혼자 남을 것이다.회사가 있지만 자기기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김신걸의 권세는 한 남자 스타보다 더 큰데, 그녀가 그를 떠나서 남는 게 뭐가 있겠는가?아이를 떠나고 김신걸을 떠날 생각을 하니 그녀는 마음이 쓰라려 견딜 수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 척 김신걸과 아이와 함께 이렇게 화목한 가정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걸까?원유희는 사무실로 돌아와 진영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내 모든 자산을 확인해 줄 수 있어요?”“그건 조사할 필요가 없이 제가 잘 알고 있어요. 예전에 윤회장님께서 유언장을 작성했을 때, 이 부분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거든요. 이따 정리해서 가져다 드릴게요.”몇 분 후에 진영이 서류를 들고 나타났다.모두 원유희 명의로 된 자산으로서 부동산도 포함했다.원유희는 줄곧 자신의 기억상실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김신걸 주위를 맴돌았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아는 것이 매우 적었다.자신의 자산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기억의 조각들을 회복할 수 있을까?오전에 원유희는그 동네에 있는 집 번호를 찾아갔다.그녀는 자신이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해서 전문 센터에 연락해 시켜 문을 열게 했다.집에 들어서자 방안이 깔끔히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가구에 먼지가 묻어 있었다.원유희는 캐비닛에서 수건을 찾아 탁자 위의 먼지를 닦았다.곧 그녀는 세쌍둥이가 쓰던 물건과 장난감을 캐비닛, 서랍 등 곳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귀국 후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생활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김신걸은 아이들을 이런 작은 곳에서 살게 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청소를 마친 후, 원유희는 구석구석까지 만져보았지만, 여기와 관련된 사소한 것들이 생각나지 않았다.그 후, 그녀는 아버지가 그녀에게 준 아파트로 다시 찾아갔다.여전히 청소하는 사람이 없고, 안에는 물건이 정연하게 있었다.그녀의 물건이 없는걸 보아하니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