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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이연이 선물 상자를 받아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두었지만 안경을 치켜올린 표원식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저는 뇌물 같은 거 안 받습니다.”

“뇌물이 모예요?”

조한이 높은 소리로 묻자 원유희가 낮은 목소리로 아이들을 다그쳤다.

“교장 선생님한테 인사드려야지…….”

“선생님 안녕하세요!”

세 쌍둥이가 동시에 허리를 숙였다.

“친한 척도 안 통합니다.”

손으로 턱을 괸 표찬식이 들고 있던 펜을 천천히 돌렸다.

“학부모님 학벌은 어떻게 되시죠? 직장은 어디에 다니세요? 연수입은 어떻게 되십니까?”

연이은 질문 3종 세트에 당황한 원유희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전…… 대학교 중퇴했어요. 지금은 퍼펙트 성형외과에서 일하고 있고 월수입은 250만원 정도입니다……”

자신의 스펙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는 원유희의 목소리가 점점 더 낮아졌다.

‘면접이라는 게 부모님 면접이었어?’

살짝 미간을 찌푸린 표찬식이 질문을 이어갔다.

“아이 아버지는요?”

“아이 아빠는…… 죽었어요…….”

“중퇴하기 전엔 어느 대학을 다니셨죠?”

“스탠포드요.”

‘스탠포드? 그렇게 좋은 학교에서 중퇴했다고? 거짓말 아니야?’

잠시 고민하던 표찬식이 무거운 얼굴로 말했다.

“죄송하지만 어머님 조건으로는 저희 어린이집에 입원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희 어린이집 학비도 그렇고…… 적어도 중산층 정도는 되어야 하거든요.”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원유희가 고개를 숙였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걸 해주고 싶었던 것뿐인데 현실의 벽이라는 게 생각보다 더 높구나…….’

“아…… 알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표찬식과 원유희를 번갈아 바라보던 세 아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비록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었지만 분위기가 무겁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원유희가 세 쌍둥이를 데리고 사무실을 나서고 표찬식의 시선이 책상 위에 올려둔 선물로 향했다.

손가락으로 상자를 연 그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돈이나 명품이 들어있을 줄 알았던 상자에는 어린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이 있었다.

“존경하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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