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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난 수정 씨랑 할 말 없어요. 끊을게요.”

“원찬식 그 인간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해?”

금방이라도 전화를 끊을 것 같은 기세에 원수정이 다급하게 물었다.

순간, 당황하던 여채아가 떨리는 손으로 테이블 끝을 꽉 부여잡았다.

“그…… 그 사람 죽었어요? 전 몰랐는데요.”

“그날, 유난히 어둡고 바람이 세게 불던 날이었지. 양일산 꼭대기에서…… 정말 기억 안 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까지 말하는 원수정의 목소리에 여채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당신…….”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날…… 나 다 봤어.”

“원…… 원하는 게 뭐예요?”

“몰라서 물어? 유희한테서 떨어져. 멀리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 여채아, 3일 줄게. 떠날 건지 살인죄로 감옥에 들어갈 건지 잘 생각해 봐.”

통화를 마친 여채아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마음속 저편에 묻어둔 기억이 스멀스멀 다시 떠올랐다.

‘목격자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게다가 그 사람이 하필 원수정이라니…… 어떻게 하지? 떠나야 하나?’

세상 모르고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던 여채아가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느님, 왜 이 정도 행복도 허락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오후, 퇴근 시간을 앞둔 원유희가 탈의실로 들어왔다.

휴대폰을 확인한 원유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엄마가 전화했었네…… 그것도 두 번이나?’

깜짝 놀란 원유희가 바로 전화를 했다.

“엄마, 무슨 일 있어요?”

“괜찮아. 애들 다 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원유희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아이들이 생긴 뒤로 호들갑만 늘어나는 것 같아요.”

“엄마들은 다 그래…….”

망설이던 여채아가 말을 이어갔다.

“유희야, 요즘에는 기숙 어린이집도 좋은 데 많다던데. 애들 거기에 맡기는 게 어떻겠니? 계속 집에만 가둬두는 것도 안 좋아…….”

‘설마…… 애들 케어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러시는 건가? 영희 이모님도 그렇고…… 엄마가 돼서는 내가 너무 나몰라라 했나?’

“네. 알겠어요. 좋은 데 있나 어디 한 번 알아볼게요.”

기숙 어린이집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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