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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다 됐어. 지금 가.”

여채아가 부랴부랴 눈물을 닦아냈다.

식탁 앞에 마주앉은 두 사람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오후에 애들 픽업은 내가 갈게요. 엄마는 쉬세요.”

“어린이집에 그만 보내지 그래? 전에는 너도 출근해야 하고 애들 혼자 집에 둘 수 없으니까 그런 거지만…… 이제 나도 괜찮고 애들 케어할 수 있어. 엄한 돈 쓰지 마.”

“괜찮아요. 다른 애들이랑 지내도 보고 사회성도 길러야죠.”

비록 생활형편은 어려워도 교육만은 최고로 시켜주고 싶은 원유희였다.

오후, 어린이집에 도착한 원유희의 시야에 삼둥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아이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삼둥이의 모습에 원유희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다행이다. 잘 적응해 줘서…….’

그녀가 문을 열고 십여 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편, 방금 전까지 세상 모르고 놀고 있던 삼둥이들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는 원유희의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엄마!”

“엄마!”

“엄마!”

갑작스러운 변화에 원유희도 당황스러웠다.

“표정 변화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누군가의 목소리에 원유희가 고개를 돌렸다.

언제 나타났는지 안경을 쓴 표원식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교장 오빠(형) 안녕하세요!”

삼둥이가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얘들 좀 봐. 교장선생님이라고 불러야지.”

원유희가 바로 수정해 주자 조한이 바로 반박했다.

“교장선생님은 너무 젊으니까 형아 같아요!”

세 아이들의 존경어린 시선에 표원식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이들이 역시 가장 솔직하군요.”

말을 마친 표원식은 올 때처럼 소리없이 자리를 뜨고 한참을 멍하니 있던 원유희가 반박자 늦게 허리를 숙였다.

“안, 안녕히 가세요.”

잠시 후, 여채아의 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신발도 벗기 전에 눈을 반짝였다.

“할미다!”

“할미 어디 갔었져요?”

“할미, 보고 시펐져요!”

품에 착착 감기는 삼둥이를 쓰다듬던 여채아가 몰래 눈물을 흠쳤다.

“외할머니 일 때문에 잠깐 어디 좀 갔다 왔었어.”

유담이 그녀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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