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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어느새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지만 조한은 여전히 김신걸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어두운 눈동자는 어른이 봐도 등골이 서늘할 정도였지만 눈앞의 이 아이는 무섭지도 않은지 여전히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야? 눈싸움?’

뒤에 서 있던 고건이 생각했다.

“뭘 봐?”

잠깐 동안의 대치가 이어지고 김신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차가운 목소리에 흠칫하던 조한이 곧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저씨 본 거 아니거든요!”

‘하, 이 자식 성깔있네?’

“엘리베이터는 어른이랑 같이 타야 하는 거 몰라?”

아이라면 질색인 자신이 이름 모를 남자애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이 김신걸 스스로도 놀라웠다.

“난 애 아니고든요!”

‘하이고, 고집은…… 울리면 재밌긴 하겠네…….’

김신걸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때 엘리베이터가 다시 도착하고 조한이 쪼르르 그쪽으로 달려갔다.

엘리베이터에 탄 조한은 다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김신걸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잠시 후, 롤스로이스 문이 열리고 김신걸을 에스코트한 고건이 조수석에 탔다.

“이쪽 토지는 고급 빌라로 다시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번 프로젝트 무조건 성공할 거예요.”

고건의 말에도 김신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백미러로 김신걸의 눈치를 살피던 고건이 문득 물었다.

“대표님, 아이 좋아하십니까?”

“아니, 완전 싫어해.”

조한이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화장실을 찾아내 티슈를 뽑아내고 다시 돌아갈 무렵, 아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당황한 원유희와 여채아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쇼핑몰 CCTV라도 확인해 봐야 하나 하고 생각하던 그때 아이 한 명이 원유희의 다리에 퍽 하고 부딪혔다.

“악!”

제대로 넘어진 조한은 바닥에서 두 바퀴나 구른 뒤 벌떡 일어서긴 했지만 여전히 멍한 얼굴이었다. 그 와중에도 솜사탕과 티슈는 손에 꼭 들고 있었다.

“조한아?”

“엄마, 나 티슈 찾았어요!”

조한이 전리품을 자랑하듯 티슈를 흔들었다.

한걸음에 달려간 원유희가 조한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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