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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장미선은 화를 애써 참으며 말했다.

“그래, 나 먼저 가볼게. 조만간에 다시 올게, 몸조리 잘하고. 다행히 딸내미가 옆에 있으니까 너무 절망하진 않겠어.”

장미선의 위로는 아무 쓸모도 없었고 윤정의 표정은 여전히 굳고 어두웠다.

“가봐.”

장미선은 병실 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악독한 눈빛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원수정을 쏘아보았다.

‘운 좋은 줄 알아.’

윤정은 침대 옆으로 걸어갔고 원수정의 몸에 있던 이불이 잘 덮여 있었음을 보았다. 하지만 이불 가장자리를 힘주어 쥐고 있는 원수정의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윤정은 손을 뻗어 원수정의 손가락을 천천히 펴주었고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윤정의 기억으로는 자신이 떠날 때까지만 해도 원수정은 그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정은 방금 장미선이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고 윤정은 그것을 꺼내 확인했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윤정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저씨, 저예요. 명화요, 김명화. 유희가 계속 전화를 안 받아서 이렇게 전화를 드리게 되었어요. 혹시 유희랑 같이 있어요?”

“몰랐어?”

“뭘요?”

김명화의 차는 놀라운 속도로 부두로 달려갔고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타이어와 도로가 마찰한 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김명화는 차에서 내려 롤스로이스로 향했다. 김신걸은 아직도 그곳에 있었고 여기서 떠난 적이 없어 보였다.

“무슨 상황이야? 네 헬기가 왜 추락해?”

초조함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을 짓고 있던 김명화는 김신걸이 침묵을 지키는 모습을 보자 바로 몸을 돌려 고건의 멱살을 잡았다.

“똑바로 말해, 원유희 어딨어!”

고건은 김명화의 손을 잡고 내팽개치려고 했다.

“도련님, 아직도 구조 중이에요. 구조 범위도 확대했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어요.”

“원유희가 그 헬기에 있는 게 확실해?”

김명화는 고건을 놓아주었고 평소 침착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얼굴의 표정은 차갑게 얼어있었다.

고건은 롤스로이스쪽으로 한 번 보곤 얘기했다.

“네, 원 아가씨도 그 헬기 안에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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