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고통스럽게 힘없는 울음을 터뜨렸고, 김신걸은 미친 듯 얼굴이 붉어졌으며 검은 눈동자는 악마처럼 깊었다.“어때?”그가 그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너 죽어버려…….”원유희가 마지막 힘을 다해 그를 욕하자, 그가 그녀의 턱을 쥔 채 사납게 웃었다.“너야말로, 다른 사람이었으면, 벌써 염라대왕을 만났을 거야.”“계속 해봐, 내가 죽어서 보여줄게!”원유희는 절망적으로 소리쳤지만, 그는 콧방귀를 뀌며 흥얼거렸다.“힘 좀 남겨놔, 또 울 때가 있을걸.”눈을 뜨니 세상에 흐리고 귓가가 잔잔하다. 천지가 뒤집힌 듯 온 세상에 그녀 혼자 남은 것 같다. 다시 태어나는 듯한 피곤함. 움직이려는 순간, 손목이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손을 들어 보니 손목에 수갑이, 수갑의 다른 한 쪽은 침대 옆에 채워져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놀라서 힘껏 잡아당겨 봤지만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으…….”원유희가 힘을 다해 한창 숨을 헐떡이고 있을 때, 방문이 열리며 먹을 것을 들고 잠옷을 입은 김신걸이 들어왔지만 그녀는 무시하고 손에 있는 수갑에만 신경썼다.“너… 이게 뭐야?”“고무로 된 거야, 너를 위해 맞춤제작했지. 이게 팔찌보다 좋지 않아? 마음에 들지?”이게 어떻게 정상인이란 말인가.“풀어!”“죽으러 가는거야?”그녀의 죽는다는 말에, 이 악마는 이런 방법을 생각해서 자신을 가둔 것이다. 이런 방법까지 쓰다니. 그녀는 울면서 손에 있는 수갑을 잡아당겼다.“김신걸, 풀어줘…….”“헛수고야.”그는 식판을 침대 머리맡에 놓고 음식을 먹으라고 했지만, 원유희의 극도로 부정적인 감정이 자극되어 손을 힘껏 휘두르며 식판을 전부 뒤집어엎었다.“꺼저! 꺼져!”김신걸이 침대 옆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 온몸에서 저기압이 뿜어져나와 방이 마치 얼음창고 같았다. 짙은 위험이 그녀 자신을 감싸고 있음을 느꼈고, 공기 중의 찬 기운이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그녀에게 진정하라고 말하고 있다. 냉정을 찾은 후에는 꼭 두려움이 같이 온다. 극도로 팽팽해지는
그녀가 아무리 불러도 밖에서는 대답이 없다. 마치 떠난 것처럼.원유희는 엄청난 힘으로 수갑을 잡아당겼지만, 결국 자신의 손목만 빨갛게 만들 뿐이었다. 힘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온 몸이 쑤시고 아파서 참을 수 없었는데, 몸부림까지 치고 나자 마치 허탈한 것처럼 침대 옆에 앉아 눈물만 흘릴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 처지가 되었을까? 죽음으로 위협하면 김신걸도 후퇴할 줄 알았는데. 그러나 그는 후퇴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사납게 변했다.그녀가 어떻게 정말 죽음을 선택할 수 있을까? 부모가 있고 자식도 셋이나 있는데, 그저 도박을 했을 뿐이다. 도박에서 이길 알았는데, 진 땅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김신걸의 악랄함을 너무 과소평가했어…….시간은 이미 정오에 가까워졌다. 어제 저녁은 어떻게 됐을까? 김신걸이 이 위치를 절대 알렸을 리 없는데, 그녀의 터무니없는 실종이 어떤 혼란을 초래할 것인지 상상하기 어려웠다.표원식을 위해 순결을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김신걸에게…….그녀의 행복은 결국 꿈일 뿐, 아무것도 이룰 수 있는 게 없었다. 그의 무서운 편집증은 이곳에 휴대폰, 장식 등을 모두 없애고 침대 머리맡까지 깨끗하게 정리했다. 모든 위험한 물건을 치운 거겠지.침대에 쓰러져 가슴이 심하게 답답하고 눈동자 속의 눈물이 계속 밖으로 흐르는데, 그녀는 닦기도 귀찮았다. 슬픔과 상처의 정서는 눈물이 닦여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녀는 그렇게 피곤하게 눈물을 흘리며 잠이 들었다.김신걸이 방에 들어왔을 때,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자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침대 옆의 그 연약한 자태는 그의 깊은 시선을 애써 미끄러지게 했다. 감히 그에게 반항하다니, 이게 바로 그 반항의 결과이다. 그는 그녀의 몸 깊은 곳에 낙인 찍었고, 도망갈 수 없다. 표원식은 요즘 일할 마음도 없이 원유희를 찾는 데 전념하고 있다. 사무실에 들어온 이수민이 초조하고 의기소침한 그 얼굴을 보며 말했다.“교장선생님, 그 차가 CCTV를 피해서요, 찾을 수가 없어요.”“김신걸을 조사하라고
윤정은 원유희의 전화인줄 알고 다급히 핸드폰을 들어 올렸지만 예상 밖으로 원수정한테서 걸어온 전화였다.원수정은 아직 원유희가 실종된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다.원수정은 보통 윤정과 문자로만 얘기하는데 이 시간대에 전화하는 거 봐서는 틀림없이 원유희와 관련된 일이다.“수정아.”“유희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야? 얘가 페이스톡을 해도 받지 않고 답장도 없고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거야?”윤정이 전화를 받자마자 원수정은 급히 물었다.“일하느라 바쁘겠지.”“아무리 바빠도 전화할 시간은 있을 거 아니야?”원수정은 의심하기 시작했다.“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그럴 리가? 월말이라 회사 일이 바쁘겠지. 정상이야.”윤정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그래…….”이 얘기를 듣자 원수정의 의심도 사라졌다.‘에이, 뭔 일이 있겠어, 그리고 윤정도 거기에 있는데 뭐.’그러다가 갑자기 무엇을 의식하고 말을 꺼냈다.“의도적으로 이 시간대에 전화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유희가 하도 걱정되어서 말이야.”“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해도 상관없어.”“한밤중에도?”“온종일 핸드폰을 켜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이렇게 말하니까 모르는 사람은 네가 장미선이랑 벌써 각방 쓰는 걸로 착각하겠어.”원수정은 웃으며 얘기했다.“……그런 거 아니야.”윤정과 장미선은 비록 각방 쓰는 단계까지 가지 않았지만 대부분 날에 윤정은 서재에서 밤을 보냈다. 물론 그는 이런 얘기를 원수정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알려줄 의미도 의무도 없다고 생각했다.원수정은 문을 여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일어나서 시선이 닿은 곳을 보자 검은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그만 뒤로 움츠러들었다. 김신걸은 저녁밥을 침대 협탁 위에 놓았다.“안 먹어!”거절하는 원유희의 눈빛은 분노와 고집으로 가득 찼다.“그럼 생각 바꿀 때 까지 하면 되겠네.”김신걸은 사납고 매서운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고 협박하기 시작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무엇을 하려는지
방문이 열렸다.김신걸의 눈빛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 눈동자만 보면 공포감 때문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다시 침범당할 것 같은 두려움은 이미 뼛속까지 박힌 듯했다.김신걸은 아침밥을 침대 협탁 위에 올려놓았다.원유희는 힐끗 쳐다보곤 입을 열었다.“천하의 김신걸이 내 하루 세끼까지 다 챙겨주다니, 제성의 폐하께서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네?”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를 통해 도저히 그의 깊은 속을 알 수 없었고 그저 무시할 수 없는 위험만 느낄 뿐이었다.“괜찮아, 네가 몸으로 때우면 돼.”“…….”원유희의 몸은 순간 부들부들 떨렸다.김신걸은 그런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듯 손에 쥐고 있었던 핸드폰을 침대에 던졌다.“일 있으면 연락해.”원유희는 김신걸이 또 가려는 것을 보고 급히 침대에서 내려왔다.한 손은 수갑에 채운 채 다른 한 손으로 김신걸의 허리 쪽 셔츠를 잡아당겼다.“가지 마! 날 보내줘, 나 집 돌아가고 싶어. 제발……난 네가 심심풀이로 키운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니고 사람이라고, 넌 나한테 이러면 안 돼…….”김신걸은 눈을 살짝 감았고 큰 손으로 제멋대로 뻗어온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몸을 돌려 떠났다.“김신걸! 김신걸!!”원유희는 침실 문 쪽에도 가지 못한 채로 목청을 높여 소리쳤다.목이 다 나갈 때 까지 소리쳐도 김신걸은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원유희는 침대 옆에 힘없이 앉아 있었다. 김신걸은 정말로 그녀를 심심풀이용 애완동물로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아닌데…….’원유희는 시선을 떨구어 침대 위에 놓인 핸드폰을 보자 갑자기 희망의 불꽃이 되살아났다. ‘핸드폰이 있으면 아빠한테 전화해도 되잖아?’이런 상황에서 원유희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윤정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예 김신걸의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기억력이 좋은 원유희는 윤정의 번호를 능숙하게 입력했다.하지만 전화를 걸었지만 예상 밖으로 윤정은 통화 중이었다. 다시 한번 걸어봐도 여전했다.‘왜지?’인터넷도 연결되었고 외관으로 봐서는 다른 핸드폰이랑
원유희의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배고파!”10여명의 임원은 물론이고 고건까지 긴장해서 숨을 죽였다.‘누구야? 감히 드래곤 그룹의 최고 권력자 앞에서 이렇게 날뛰다니? 이보다 더 놀라울 일이 있을까?’하지만 더 놀라운 일이 뒤이어 일어났다.“빨리 먹을 것 좀 갖다줘! 너 설마 하루에 세 끼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오후에도 출출하잖아? 과일이나 디저트 같은 거 필요하다고. 나 달콤한 거 좋아하니까 빨리 케이크나 버블티 같은 거 갖다줘. 케이크는 치즈 케이크로 주문하고 버블티 당도는 50으로 해줘. 듣고 있어? 왜 말이 없어?”회의실은 분위기가 얼대로 얼었고 진저리가 날 정도였다.‘감히 김신걸을 명령한다고? 바로 화내시는 건 아니겠지?’자리에 앉은 모든 사람은 다 놀라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다른 사람들은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고건은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정말 상황 파악을 못하는 여자네…… 이 상황에 감히…….’“회의 중이야.”고건은 김신걸의 곁에서 일을 한 지 한두날이 아니었다. 그는 김신걸의 반응을 보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이럴 때 그냥 끊어야 하는 거 아니야? 끊지도 않고 대답한다고?’‘네가 회의하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인데? 배고프다고! 나 배고파파파! 얼른 먹을 거 갖다줘! 김신걸, 듣고 있어? 듣고…….”이번에는 김신걸이 바로 끊어버렸다.10여명의 임원은 모두 이 자리에서 바로 사라지기를 원했다.‘이 여자 도대체 정체가 뭐야? 감히 김신걸앞에서 소리를 친다고? 궁금해 죽겠네!’“다들 계속하세요.”김신걸은 안색조차 바꾸지 않고 입을 열었다.다만 임원들은 아직 놀란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고 전화는 또다시 걸어왔다.이번에 김신걸은 받지 않고 바로 끊어버렸다. 그리고 원유희가 다시 전화할까 봐 바로 차단했다.원유희는 아무리 걸어봐도 연결되지 않았고 절망에 빠졌다.원유희는 당연히 고의로 한 것이다! 그저 이런 식으로 김신걸을 화나게 하고 그녀를 쫓아
“윤정, 너 나한테 무슨 일을 숨긴 거 아니야?”원수정은 의심하기 시작했다.“네 처랑 딸이 유희를 괴롭히는데 그거 뻔히 다 알면서 숨겨주고 편들어 주는 건 아니겠지?”“유희도 내 딸이야. 나도 유희를 엄청나게 아끼니까 그런 생각은 하지 마. 애가 온종일 출근하고 야근까지 하는데 얼마나 힘들겠어. 낮에는 또 출근해야 하고 애가 너무 피곤해서 네가 걱정할까 봐 그냥 일 다 끝나고 전화하려는 거야.”“그래. 아직 이틀 남았어. 계속 전화 안 하면 나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윤정은 원수정이 급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먼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그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초조했다. 원유희가 어디에 있는지, 안전한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윤정은 자신이 아버지로서 실격이라고 생각했다.“맞다, 내가 찍어준 야경을 봤어?”원수정이 물었다.“봤어, 엄청 아름다웠어.”“여기 너무 심심해. 얘기할 사람도 없고 같이 화투를 놀 사람도 없고…….”원수정은 한숨을 쉬었다.“나……거기 아는 친구들 좀 있어.걔네들 집사람보고 당신을 챙겨달라고 부탁할게.”“사실, 그냥 네가 가끔 와서 같이 있어주면 되는데. 너 언제 올 수 있어? 우리 같이 야경 보러 가자.”윤정은 망설이기 시작했다.“나 요즘…….”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장미선이 방금 우려낸 차를 들고 들어왔다.장미선은 그가 전화하는 것을 보고 소리를 내지 않고 가볍게 찻잔을 탁자 위에 놓았다.하지만 그 소리는 그대로 원수정의 귀에 들어갔다.“네 처야?”“응.”“그래 알았어. 이만 끊을게. 나 그냥 혼자 있을게!”이 말만 하고 원수정은 전화를 끊어버렸다.윤정은 핸드폰을 한쪽에 놓고 의자에 앉았다. “왜 아직 안 잤어?”“방금 누구랑 통화했어? 이 늦은 시간에, 일 때문이야?”장미선은 애써 평온한 척하며 떠보았다.“유희일이야.”윤정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미간을 계속 찌푸렸다.장미선 그의 뒤로 걸어가 두 손을 그의 어깨에
“그렇다고 해서 아예 안 챙겨주면 또 안 돼!”장미선은 목소리를 낮추었다.“원유희의 소식이 아직도 없어. 너희 아버지는 지금 이 일이 김신걸이랑 상관있다고…….”“왜 엄마까지 이렇게 말씀하세요?”윤설은 이 얘기를 듣자마자 머리가 아파 났다.“너보고 더 신경 쓰라는 얘기지.”장미선은 그녀에게 이해관계를 일깨워 주었다.“너 혼자 생각해봐, 신걸처럼 높은 자리에 있으면 걔 침대에 기어오르려는 여자가 어디 한두명일 거라고 생각해? 재계에서 얼마나 많은 가문에서 딸을 걔한테 시집보내고 싶어 하겠어? 너 지금 걔 약혼녀가 됬다고 방심하면 큰일 나. 결혼하더라도 남편 간수를 잘해야 하는 법이야. 더군다나 넌 애도 없으니까 지금 네 가장 큰 무기는 너 자신이라고.”“제가 뭐 바보도 아니고 이런 거 다 잘 알고 있어요. 작업실에서 돌아올 때 회사까지 한번 찾아가서 확인해봤어요. 신걸 씨 아직도 일하고 있다고요!”“그럼 됐어.”장미선은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럼 원유희는 왜 아직도 실종 상태인 걸까?”“신걸 씨랑 상관없다면 걔가 어디에 있든 지 뭐…… 어쩌면 주검으로 발견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윤설은 악랄한 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 장미선도 이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일반적으로 실종된 지 48시간이 넘는 사건은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게다가 원유희가 실종된 지 48시간을 훌쩍 넘었다.어떻게 보면 이 얘기도 맞았다. 원유희는 이대로 계속 김신걸에게 감금당했다가는 진짜로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이 남자는 정신줄을 놓으면 정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아직도 사람을 못 찾았어?”김명화는 처음으로 라인의 실력에 실망했다.“김신걸의 이름으로 된 부동산은 100여곳이 있는데 곳마다 자세히 살펴보고 들키지도 않을려면 빨리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김명화도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기다릴수록 초조해졌다.오직 김신걸만이 원유희를 쥐도 새도 모르게 숨길 수 있다!“돌아가는 비행기표 사, 당장.”“네.”원유희는 깨어났을
침대에 올라가 원유희에서 거의 몇 센티미터 떨어졌을 때, 모신걸은 약간 흠칫하더니 멈춰서서 굳어진 표정으로 얘기했다.“뭐라고?”"너 혹시......나를 좋아하니?"원유희는 또다시 그의 역린을 건드렸고 속으로는 엄청나게 당황하고 불안했다."죽을래?"김신걸의 눈빛은 순간 날카로워졌고 그녀의 얼굴을 한 손으로 잡으며 얘기했다."아니... 그렇지 않으면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원유희는 얼굴이 너무 아파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굴욕을 자처하지 마.”김신걸은 차가운 태도로 그녀를 놓아주고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원유희는 급히 그의 팔을 껴안았다.“화났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이러지 마…….”김신걸은 아무런 온기도 없는 표정으로 돌아서서 명령했다.“이 손 놔.”“김신걸, 화내지 마. 정말 다 내가 말을 잘못했어……아!”원유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신걸은 그녀를 힘껏 뿌리쳤다. 원유희는 마침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있었는바 이 바람에 뒤로 넘어져 펑 하고 땅에 부딪혔고, 뾰족한 조각이 바로 살에 박혔다.“아…….”김신걸은 상황이 잘못된 것을 인식하고 전에 떨어진 유리컵을 떠올리자 안색이 변했다.김신걸은 긴 다리로 걸어가 한 발로 땅을 밟으며 몸을 굳힌 채 움직이지 못하는 원유희를 안았다.옷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그 조각들은 아주 쉽고 당연하게 살을 찔렸고 그중 큰 조각도 있었고 작은 조각도 있었으며 촘촘하게 박혔다.김신걸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고 얼굴이 어두워졌다.“아파…….”원유희는 그의 품에 엎드려 끙끙거렸다.김신걸은 그녀의 등이 닿지 않게 조심해서 침대에 앉아서 눕혔고 핸드폰을 찾아서 송욱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쪽으로 와!”통화를 끝낸 김신걸은 침대 옆에 서서 침대에 엎드려 있는 원유희를 매섭게 쳐다보았다.“일부로 그런거지.”“뭐……라고?”원유희는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아팠고, 목소리는 매우 허약했다. 한 글자만 더 말하면 아파서 기절할 것만 같았다.김신걸의 얼굴은 차갑게 굳었고 더 이상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