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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윤정, 너 나한테 무슨 일을 숨긴 거 아니야?”

원수정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네 처랑 딸이 유희를 괴롭히는데 그거 뻔히 다 알면서 숨겨주고 편들어 주는 건 아니겠지?”

“유희도 내 딸이야. 나도 유희를 엄청나게 아끼니까 그런 생각은 하지 마. 애가 온종일 출근하고 야근까지 하는데 얼마나 힘들겠어. 낮에는 또 출근해야 하고 애가 너무 피곤해서 네가 걱정할까 봐 그냥 일 다 끝나고 전화하려는 거야.”

“그래. 아직 이틀 남았어. 계속 전화 안 하면 나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윤정은 원수정이 급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먼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초조했다. 원유희가 어디에 있는지, 안전한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윤정은 자신이 아버지로서 실격이라고 생각했다.

“맞다, 내가 찍어준 야경을 봤어?”

원수정이 물었다.

“봤어, 엄청 아름다웠어.”

“여기 너무 심심해. 얘기할 사람도 없고 같이 화투를 놀 사람도 없고…….”

원수정은 한숨을 쉬었다.

“나……거기 아는 친구들 좀 있어.걔네들 집사람보고 당신을 챙겨달라고 부탁할게.”

“사실, 그냥 네가 가끔 와서 같이 있어주면 되는데. 너 언제 올 수 있어? 우리 같이 야경 보러 가자.”

윤정은 망설이기 시작했다.

“나 요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장미선이 방금 우려낸 차를 들고 들어왔다.

장미선은 그가 전화하는 것을 보고 소리를 내지 않고 가볍게 찻잔을 탁자 위에 놓았다.

하지만 그 소리는 그대로 원수정의 귀에 들어갔다.

“네 처야?”

“응.”

“그래 알았어. 이만 끊을게. 나 그냥 혼자 있을게!”

이 말만 하고 원수정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윤정은 핸드폰을 한쪽에 놓고 의자에 앉았다.

“왜 아직 안 잤어?”

“방금 누구랑 통화했어? 이 늦은 시간에, 일 때문이야?”

장미선은 애써 평온한 척하며 떠보았다.

“유희일이야.”

윤정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미간을 계속 찌푸렸다.

장미선 그의 뒤로 걸어가 두 손을 그의 어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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