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있어?”“아니, 왜?”“같이 밥 먹자고.”원수정은 이 말을 할 때 엄청 자연스럽지 않았다.“약속 있으면 됐어, 그냥 딴 일이 아니라 네가 날 도와줬으니 예의상 밥 한 끼는 사줘야 할 것 같아서.”윤정은 그녀가 자신을 초대할 줄은 몰랐다. 그때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절대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약속 없어.”그 후 두 사람은 밥을 먹으러 갔다.윤정은 원수정이 이전의 일을 전혀 따질 생각이 없다는 것을 눈치를 챘다.다만 분위기가 옛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자연스럽지는 않았다.“요즘 유희랑 연락하고 지내?”“응, 지난주에 유희를 봤어. 시간 나면 유희랑 연락하고 그래.”“집은 어느 곳에다 샀어? 유희는 알려주지도 않아, 진짜 자기 엄마랑 뭐 숨길 게 있다고.”원수정은 화난 말투로 얘기하지 않았고 마치 평범한 엄마의 잔소리와 같았다.윤정은 웃으며 말했다.“쑥스러워 그러겠지.”“뭐 쑥스러울 게 있다고……”원수정은 입으로 중얼거렸다.윤정은 이 말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수정아,아이의 일은 내가 얘기하지 않았지만 정말 고마웠어. 물론 유희는 너의 아이도 맞지만 내가 전에 네게 한 짓을 생각하면 난 정말 떳떳할 수가 없어. 근데 넌 넓은 마음으로 아이를 지우지 않았고 심지어 혼자서 아이를 잘 키웠어. 2억이 뭐야. 2조라고해도 난 얼마든지 줄 수 있어.”“내가 유희를 낳아서 널 귀찮게 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고? 너희 집 다른 사람들은 지금 아주 불쾌해하잖아. 그리고 뭐 걔네들이 이미 받아들였다고 얘기하지 마, 말로만 그렇다고 얘기한 거지, 진짜 속마음은 누가 알아. 물론 걔네들이 받아들이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어.”“걱정하지 마! 내가 다 처리할게.”“집 주소를 아직 안 알려줬잖아.”“유희한테서 들어.”원수정은 저도 모르게 눈을 희번덕거렸다.‘이 부녀는 언제 그렇게 친했다고 비밀까지 다 생겼대?’오늘 2억원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반드시 화를 냈을 것이다.“유희를 존중해야 해.”“내가 언제
그러나 차 안에 앉으니 있는 듯 없는 듯한 썸의 분위기가 생겼다.원수정은 자신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고 느꼈고, 윤정도 기분이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러나 윤정은 자신의 신분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원수정과 더 발전할 마음이 없었다.당시 그는 확실히 아이 때문에 장미선과 재혼했지만 지금까지 원수정을 잊은 적이 없었다.그는 후에 가서 알아본 적이 있는데, 원수정이 김씨 집안에 시집간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그녀를 축복했다.그리고 운명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꼈다. 원유희와 말했던 것처럼 만약 그 떄 원수정이 임신했다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그의 선택은 달려졌을 것이다.하지만 원수정은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자신이 약간 충동적이라고 느꼈다.윤정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었다.사실 이 남자는 그녀의 첫사랑이었고 처음으로 설레고 좋아한 남자였다.그렇기에 몇해가 지났지만 다시 만나면 여전히 그가 끌렸다.사거리에 빨간불이 켜지고 차가 멈췄다.원수정은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윤정쪽으로 가서 그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췄다.원수정의 향기가 주위에 감돌자 윤정의 몸은 순간 굳어졌다. 그는 원수정을 밀어내며 얘기했다.“뭐해?”“익숙하지 않아?”윤정은 말을 하지 못했다.“괜찮아, 아무도 모를 거야.” 원수정은 말을 마치고 다시 뽀뽀했다.이번에 윤정은 그녀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도 인젠 참기 힘들었다.원수정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윤정도 회사에 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호텔로 갔다.수십 년 동안 헤어져 있던 연인이 다시 만나자 그 뜨거운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원유희는 아파트에 있는 김신걸에게 영향을 받아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 놀러 가지 않았다. 게다가 세 아이는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과 잘 놀았고 고학년의 선배들도 그들을 아주 좋아했다. 세쌍둥이의 비주얼과 그들의 통통한 몸매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래서 그들은 어디 놀러 갈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고 엄마가 같이 안 자줘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할 일이 없는 원유희는 그
원유희는 지퍼를 열고 가방을 뒤적였다. 하지만 안에 있는 작은 약이 그녀의 손을 멈추게 했다.그녀가 예전에 주로 먹었던 긴급 피임약이었다. 그래서 원유희는 그 포장이 아주 익숙했다.‘그런데 왜 엄마 가방에 이게 들어있지? 심지어 열지도 않았…….’“잠깐만!”원수정이 달려와 원유희의 손에 있는 약을 빼앗아 다시 가방에 넣었다.“감기약이야, 누구 전화야?”그녀는 핸드폰을 꺼내서 가방 지퍼를 당긴 후 한쪽에 던져버렸다.“전화 받고 올게.”원수정은 서둘러 떠났다가 곧바로 돌아왔다.“친구들이 내일에 같이 화투를 치자고 그러네.”“오늘 놀다가 얘기 안 했어요? 왜 또 굳이 연락했대요?”원유희는 원수정이 수상하게 느껴졌다.“잊어버렸으니까 그러지.”“오늘 화투 놀러 간 거 아니죠? 누구랑 데이트했어요?”“내가 누구랑 데이트하겠어? 당연히 아니지”원수정은 딸의 눈을 피하며 부인했다.“가방에 긴급 피임약이 있던데 저 다 봤어요:원수정은 헛웃음을 지으며 부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옷깃을 정리하기도 하고 머리를 쓸어 넘기도 했다.원수정은 핑계를 대고 싶었지만 이런 약을 심심해서 사는 사람은 없기에 마땅한 핑계도 없었다.“누구예요?”“그냥……있어……네가 모르는 같이 화투 노는 사람이야.”원유희는 한숨을 내쉬었다.“연애하는 거 엄청 정상이고 저도 반대할 마음이 없어요. 근데 이 약이 몸을 엄청나게 상하게 하니까 그러는 거죠.”“나도 알아. 이번 한 번만이야. 밥 먹으러 가자.”원수정은 그녀를 끌고 식당으로 갔다.밥을 먹을 때 원유희는 어쩔 수 없이 또 물었다.“그 사람 솔로 맞죠?”“한 번뿐인데, 뭘 그렇게까지 진지해 할 필요 있어?”“…….”원유희는 하마터면 원수정때문에 화병으로 죽게 생겼다.“유부남은 아니죠?”“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모르면 물어보면 되잖아요. 또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래요?”“딱 이번 한 번만이야. 두 번 다시는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원유희는 속이 타서 재가 되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그 상대가 자
원유희는 깜짝 놀랐다.‘엄마??’문득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엄마 원수정이 생각났다. 또 가방 안에 들어있던 피임약도.그래서 엄마와 관계를 가진 사람은…….어떻게…….“아무튼 윤설은 직접 말썽을 일으킬 생각은 없어. 그야말로 완전 내숭덩어리야.”손예인이 말했다.“이건 내 성의의 표시야. 대책을 세우는 건 네 몫이야.”원수정은 먹는 동안 잊지 않고 접시의 가장 맛있는 고기를 원유희의 그릇에 담았다.“계속 안 먹으면 식을 텐데, 무슨 전화를 그렇게 오래…….”“그 남자, 아빠야?” 뒤에서 원유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순간 놀란 원수정이 젓가락으로 집고 있던 고기를 식탁에 떨어트렸다. 고개를 돌려 려 원유희를 마주보는 원수정의 표정이 허탈하다.“누가 전화로 말해줬어?”“어떻게 생각해? 지금 아빠는 가정이 있는 거 몰라? 엄마 지금 이러다 들키면, 사람들이 어떻게 엄마를 어떻게 보겠어?” 원유희는 화가 났다.원수정도 다급해졌다.“왜 나한테 물어? 아빠한테는 왜 안 물어봐? 마치 나 혼자 방 잡은 것 같잖아.”원유희는 이마를 짚었다. 정말 기절할 것만 같았다.“그럼 말해봐, 두 사람 어떻게 된 거야?” 이해할 수 없는 그녀가 말했다.‘엄마는 이 방면에 원칙 같은 게 없다 쳐도, 그럼 아버지는?’‘아버지는 이런 사람이 아니잖아!’‘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해?’“생각은 무슨 그냥. 감정을 못 참고 그리 된 거지 뭐…….”“뭐?” 원유희는 도저히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내가 클럽에서 카드 하다가 속아서 4억을 잃었어. 붙잡혀 못 나오고 있는데, 네 아버지가 마침 거기서 날 보고 대신 갚아줬어. 난 분명히 고맙다는 표시로 식사하자 했지. 다 먹고 같이 차 안에 있었는데, 뭐 어쩌다 보니 옛 정이 다시 살아나서…….”변명을 하는 원수정이 눈빛이 하염없이 흔들렸다.이야기를 듣는 내내 충격을 받은 원유희는 표정 마저 사라졌다.‘이게 정상적인 사람이 할 짓이야?’그녀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이런 일을 할 수
원유희는 몇 초간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윤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희야, 드래곤 그룹으로 와!”살짝 콧소리가 섞인 것으로 보아 방금까지 울었던 것 같았다.드래곤 그룹으로 오라는 윤설의 전화를 받고 나니 원유희는 마음이 조급해졌다.짧은 말 한마디에 또 다른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윤설은 지금 드래곤 그룹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원유희는 머지않아 김신걸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었다.전화를 끊자 원유희는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원수정이 이를 보고는 물었다.“왜 그래? 누가 너한테 전화했어? 또 뭐라고 했는데?”“윤설이 전화했어요, 드래곤 그룹에 다녀올게요.”원수정은 유희의 팔을 잡아당겼다.“드래곤 그룹? 김신걸의 회사잖아? 너를 오라고 하는 이유가 뭔데? 이 일은 너와 아무 상관 없어! 왜 나를 찾지 않고 애꿎은 너를 오라 마라야? 엄마와 같이 가자. 내가 같이 가줄게.”“안돼요. 윤설이 나만 오라고 했어요. 분명 김신걸도 함께 있을 텐데, 엄마가 가면, 괜히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만 될 거예요.”원유희가 고개를 저었다.김신걸의 이름을 들은 원수정은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을 거예요.”원유희는 부드러운 말로 원수정을 위로했다.“사실, 그날 이후로 나도 윤정도 후회했어. 당시 우리 둘 다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말았거든. 네가 가서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해. 내가 그렇게 전하라고 했다고.”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원수정은 여전히 불안한 듯 어쩔 줄 몰라 했다.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마구 떠오르더니 급기야 최악의 상황까지 상상하고 말았다.그러면 그럴수록 두려움은 더욱 커졌다.원유희가 드래곤 그룹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휴대전화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윤설이었다.원유희는 무시한 채 높이 솟은 건물 안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드래곤 그룹의 건물은 들어서기도 전에 상대로 하여금
원유희는 기세등등한 표정의 김신걸을 똑바로 바라봤다.“이 일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알고 있었다고?”윤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네, 엄마가 말씀해 주셨어요.”“그럼, 내가 너희 엄마한테 누명을 씌운 것도 아니잖아.”윤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자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원래는 증거를 제시하고 나서 얼굴을 바꾸려 했으나, 상황을 보니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모든 것이 다 사실로 드러난 마당에 원유희에게 좋은 얼굴을 보일 필요는 없었다.“너희 엄마 참 대단하시다. 이런 일까지 너한테 다 말하다니, 염치란 건 없으시나 봐? 나 같으면 창피해서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 말야.”윤설의 말투는 매우 날카로웠다.하지만, 돌아서서 김신걸의 얼굴을 보자, 슬프고 억울한 마음이 솟구쳐 올랐다.“신걸, 당신도 들었잖아. 유희의 엄마가 정말 이런 일을 저질렀어요. 틀림없이 먼저 우리 아버지를 유혹했을 거예요. 유희 엄마가 평소에 자식 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안 봐도 뻔해요. 난 절대 우리 엄마한텐 말 못 해요. 엄마가 얼마나 충격을 받으시겠어요? 만약, 원수정이 처벌받지 않고 이대로 지나간다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난 우리 부모님이 이혼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 상상하기도 싫어요…….”원유희의 얼굴빛이 변했다.“네가 원하는 게 뭐야?”윤설은 독기 띤 눈빛으로 원유희를 쏘아보았다. 절대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지 않을 것이라 마음먹었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산해 둔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되었다.“원수정이 어떤 벌을 받았으면 좋겠는데?”김신걸이 궁금한 눈빛으로 물었다.원유희는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썼다.“엄마는 한 번의 실수였다고 했어요.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요.”“앞으로의 일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어?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낫지.”윤설이 여전히 독기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원수정을 쫓아내고, 제성에 영원히 발을
결국 지금은 업무를 처리할 때가 아니었다.김신걸의 허락이 있은 후,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윤정이었다.“아버지?” 윤설은 매우 의아했다.원유희 역시 윤정이 올 줄은 몰랐다.여기에서 일어난 일을 그가 어떻게 알았을까?다시 생각해 보니, 원수정이 윤정에게 전화를 한 게 아닐까…….김신걸이 일어서며 윤정을 맞았다.“아버님, 부득이하게 여기까지 직접 오시게 했습니다.”원유희와 윤설 모두 멍 해졌다.김신걸이 윤정을 불렀다고?원유희는 엄마가 전화한 줄 알았는데…….“걱정 마세요. 아버님만 알고 계셔.”김신걸이 윤설을 위로했다.윤설은 딱딱하게 굳은 채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없었다.원래 그녀의 진짜 목적은 원유희를 상대하는 것이었다.지금 아버지가 옴으로써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그녀의 일을 망칠까 우려되는 것이다.“이 일은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마.”윤정이 윤설을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말하면 돼. 유희는 아무것도 몰라.”윤설은 화가 나서 호흡이 거칠어졌다.“어떻게 책임질 건데요? 부모가 잘못한 일을 자식으로서 해결하려 하는 게 뭐가 잘못됐나요? 아무튼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 엄마가 어떻게 견디겠어요? 안 그래도 아빠에 대해 오만 걸 다 의심하고 있는데, 결국 아빠 행동이 엄마의 의심을 사실로 만들었어요. 앞으로의 두 분 생활이 순탄하겠냐고요. 일단 신임을 잃고 나면 매일 다투면서 살지 않겠어요? 아빠, 말씀해 보세요. 이혼하고 원수정 그 여자와 결혼하실 생각이에요?”“있지도 않은 일을 함부로 생각하지 마라.”“제가 마음대로 생각하면 안 되는 건가요, 아니면 아빠가 나와 엄마한테 안정감을 주지 못해서는 아니고요?” 윤설은 말을 할수록 억울해서 눈물을 흘렸다.“원수정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아빠가 우리한테 말했잖아요. 그런데 나중엔 그녀와…….”입에 담기 거북한 말은 도무지 말할 수가 없었다.“내 잘못이다.”윤정도 당시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도대체 뇌가 말을 안 들은 건지, 아니
현장의 분위기가 순간 멈춰버렸다.윤정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다가 곧 정신을 되찾은 윤설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점심에 정원 식당에서 밥을 먹었어?"“그래요, 나는 거기에 있었지만 아빠도 거기에 계실 줄은 몰랐어. 내 친구가 아빠와 원수정이 호텔에 갔다는 것을 보았다 하더라. 그래서, 호텔 가기 전에 함께 밥 먹었어? 아니면 하루 종일 함께 있었던 건 아니지?”반격을 시작한 윤설.“얘기를 돌리려 하지 마.”원유희가 화제를 다시 끌어왔다.“얘기를 돌린 적 없는데? 원유희,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윤설은 대립하는 태도를 보였다."그래? 같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자기 아빠가 거기에 있다는 걸 모르다니, 좋아, 이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그다음에 아빠와 엄마가 호텔로 떠났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길을 가면서 의아했어. 아빠는 일 처리가 노련하셔, 엄마에게 물어보니 그때 엄마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고. 그래서 나는 그 식당에 가서 조사했지, 식당 사장이 최근에 자신의 식당을 홍보하기 위해 윤설에게 부탁하려 했다나. 내 생각에는 여기에 어떤 거래가 이루어졌을지 모르겠어."윤설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달라지며, 평소에 유지하고 있던 수양을 모두 버렸다."원유희, 뭐라고? 네 말은, 내가 식당 사장을 부탁해, 아빠와 어머니에게 무슨 짓을 하라고 했다는 거야? 이 분은 내 아빠야! 미쳤어?"윤정도 이 일이 너무 터무니없다고 여겼고, 아무리 그래도 윤설이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아빠,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때 정말 아무런 기회도 없었는데, 그냥 잘못을 저지를 수 있었나요?”원유희가 물었다.이런 질문에 윤정은 또 대답하지 못했다.그는 정말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고, 그 후에는 끝도 없이 후회했다.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에 놀랐기 때문이다.윤설은 윤정이 침묵한 것을 보고 즉시 이목을 현혹하려 했다.“아빠, 말해주세요. 당신이 여전히 원수정에게 감정이 있는 건 아닌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녀의 꼬임까지 더해보면,당연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