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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2시간 후, 윤정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손에 쥐었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원유희는 그의 친딸이 맞았다. 너무 큰 충격을 받은 윤정은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원수정이 그의 아이를 가졌다니! 그녀는 도대체 언제쯤에 임신 소식을 알았을까? 헤어지기 전에? 아니면 헤어진 다음에?

의자에 앉아있던 윤정은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고 너무 괴로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자기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 아이에게 사랑도 관심도 그 아무것도 주지 못했다. 생각하면 할 수록 무거운 죄책감이 그를 옥죄이었다.

원유희는 혼자 집에 있다가 할일이 없겠다 싶어 아이들의 신발을 사러 아동복 매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원유희는 뒤돌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윤정을 발견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다 있을 수 있지?

윤정은 원유희쪽으로 걸어갔고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마치 그동안 놓쳐버린 세월을 다 되찾으려는 듯 진지하고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저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할 윤정이 아니었지만 그동안 아버지 노릇도 못한 주제에 무슨 염치로 아버지란 소리를 바라겠는가? 그저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뿐이었다.

원유희가 자신의 딸임을 알고 그는 뒷조사를 통해 이 아이의 지난 세월들을 알게 되었다. 힘들게 자란 것도 모자라 김신걸때문에 갖은 고생을 겪었다고 한다.

윤정의 눈길이 부담스러웠는지 원유희는 그와 물었다.

“왜 저를 계속 쳐다보세요?”

윤정은 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여기에 잠깐 볼일이 있어 왔다가 우연히 자네를 보았어. 아동복 매장으로 가는 건가?”

“네… 그냥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어요.”

윤정은 장미선과 윤설을 통해 원유희과 관련된 많은 일을 듣게 되었고 그녀가 유산하게 된 일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여 윤정은 그녀가 아동복 매장에서 아이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고 생각했고 갑자기 가슴이 아파 났다.

“점심시간도 거의 되었는데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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