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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 탓에 당황한 원유희는 바로 뒤로 피했고 자리를 떠났다.

“저녁은 엄마랑 먹어야 하니까 그냥 혼자 드세요.”

원유희는 칼같이 거절했다.

“너 원래 이런 배은망덕한 사람이었어?”

김명화는 허리를 곧게 펴고 비꼬는 말투로 얘기했다.

“며칠 전만 해도 은혜를 갚으니, 뭐니 하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넌 은혜를 이렇게 갚아?”

이 소리를 듣고 원유희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감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말로만 끝내는 것은 확실히 도리에 어긋났다.

“어디 가서 드시고 싶은데요?”

김명화는 환한 미소와 함께 얘기했다.

“가자, 근심은 넣어둬. 해산물은 안 먹을 거니까.”

원유희는 임무를 완수하듯이 그를 따라 레스토랑에 갔다.

그 곳은 제성에서도 유명한 맛집이었다.

2층 창문 쪽에 있는 자리에 앉으면 아름다운 야경이 한눈에 안겨 왔다.

“여기엔 커플이나 가족들이 자주 오는데, 우리는 그럼 어느 쪽에 속하는 걸까?”

김명화가 물었다. 그는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백자기 찻잔을 만졌고 케어를 자주 받은 손톱은 가지런하고 깨끗했다.

원유희는 그를 힐끔 쳐다보곤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채무 관계죠.”

김명화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웃음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흥미로움도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네가 이렇게 재밌는 사람이란걸 왜 이제야 알았지?”

“제가 뭐 원숭이도 아니고 뭐가 재밌는데요?”

원유희는 달갑지 않았다.

“에이, 어느 원숭이가 해산물을 먹고 그러겠어?”

김명화는 놀리며 말했다.

“아니, 나 해산물 알레르기때문에 죽을 뻔한 사람은 또 처음 보잖아.”

“제가 언제…”

원유희는 말하다 말고 자기 앞에 멈춰 선 남자와 그 옆에 있는 장미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장미선은 자기 남편의 팔짱을 끼고 있었고 아주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윤정은 초점 잃은 눈으로 계속 원유희를 바라보았다.

원유희는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자꾸 쳐다보지? 여기서 만난 게 그 정도로 놀랄 일인가?

김명화는 원유희의 시선을 따라 뒤돌아보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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