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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윤설의 침착한 표정은 이미 온데간데 사라졌고 그녀는 무척 당황해하며 신걸의 안색을 살폈다.

유희는 녹음을 끄고 핸드폰을 치마의 주머니에 넣은 뒤 윤설의 '사망' 현장을 감상했다.

윤설은 그녀가 녹음할 줄은 몰랐겠지?

윤설이 병실에 들어올 때, 그녀는 마침 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었고, 잠시 생각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녹음했다.

윤설은 그녀의 수단에 당황하며 인차 신걸한테 설명했다.

"내가 한 게 아니야. 나는 단지 부인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신걸아, 나 믿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반대편에 앉은 선덕은 콧등에 있는 안경을 밀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신걸의 몸에서 내뿜고 있는 싸늘한 기운은 무척 불길했다.

"원유희가 나를 자극해서 내가 그렇게 말한 것뿐이야. 그녀한테 속은 거라고."

윤설은 유희를 가해자로 몰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확실히 누가 봐도 불쌍해 보였다.

애석하게도 유희의 눈에는 그녀는 그냥 가식적인 여자일 뿐이었다.

"나야 당연히 널 믿지."

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냉담하게 유희를 쳐다보았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오히려 윤설의 편을 들었다.

이 말이 나오자 윤설은 인차 안심하며 웃는 얼굴로 변했다.

"네가 나 믿을 줄 알았어."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계속 회의들 해, 난 이만 가볼게."

유희의 곁을 지날 때 그녀는 그녀를 흘겨보며 비웃었다.

마치 굴욕을 자초한 사람은 유희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윤설이 떠나자 유희는 여전히 거기에 서 있었다.

그녀의 녹음은 완전히 농담이 되었다.

"설마 그 녹음으로 뭐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신걸은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달라진 건 없다는 거 알지만, 나도 남한테 당한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싶지 않았어."

유희는 잠시 멈추다 또 말했다.

"내가 너희 두 사람의 감정이 이 정도로 깊을 줄 몰랐어. 앞으로 이런 일 없을 거야."

그녀가 말을 마치자 신걸의 안색은 더욱 차가워졌고 예리한 시선은 그녀의 몸을 뚫어버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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