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계속 침묵했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이것은 풀릴 수 없는 매듭이기 때문이다.도망가는 것 외에 그녀에게는 두 번째 길이 없었다!“김신걸은 이렇게 우리 모녀가 잘 지내는 꼴을 못 봐?” 원수정은 화가 나서 밥도 먹지 못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밥을 먹는 원유희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굴렸다.“유희야, 만약 다음에 그가 다시 너를 건드리려고 하면 너는 그에게 요구를 해. 사람을 얻지 못하면 적어도 돈이라도 좀 얻어야 하지 않겠니?”원유희는 그녀와 원수정 사이의 인생 관념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네가 자존심이 강해서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네가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야…….”원수정은 또 간곡하게 가르치려 했으나 원유희는 일어섰다.“저 출근할게요.”닫힌 문을 보면서 원수정의 안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이 아이는 어째서 이렇게 고집이 센지, 바보 같다!원유희는 지하철에 앉아 몸도 마음도 지쳤다.김신걸에게 달라고 한다고? 원수정은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그녀를 살려주기만 해도 좋겠다!김신걸은 줄곧 어떻게 그녀를 굽실거리게 하고 꼬리를 흔들며 동정을 구걸하고 통곡하며 비굴하게 용서를 빌게 하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다.주제도 모르고 까불었다간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에 불과하다!엘리베이터로 갈 때 입구에 차 한 대가 세워졌다.원유희는 고개를 돌려 걸어오는 김영을 보고 즉시 고개 숙여 길을 양보했다.김영은 곁을 지날 때 그녀를 한 번 보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후 물었다.“왜 안 들어와?”원유희는 멍하니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빨간색 숫자가 천천히 올라갔다.같은 층이었다.“여기서 일하는 기분이 어때?” “……좋습니다.”“김명화와 아주 가까워졌어? 나는 김명화가 너를 소개한 것을 알고있다.”김영이 말했다.원유희는 얼굴을 숙이고 한동안 김영이 무슨 생각 하는지 몰랐다.“하지만
유담의 작은 눈은 웃음에 보이지도 않았다.“엄마, 빨리 와서 우리가 아빠를 이기는 것 봐!” 조환은 흥분돼 말했다.“엄마, 와요!” 상우의 작은 얼굴은 발그레했다.두 아이는 모두 TV 화면을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를 알 수 있다.반면 표원식은 소파에 기대어 긴 다리를 흔들며 틈틈이 원유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 게임도 이겼네.”원유희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너희들 놀아, 엄마는 보고 있을게.”그리고 그녀는 소파에 앉아 TV 에 격렬한 복싱 대결을 보고 있었다.유담은 포크로 과일을 찍어 오빠와 표원식의 입에 먹여주고 있었다.이 사람 먹이고, 저 사람 먹이고, 이제 엄마도 먹이고, 기뻐서 힘든 줄을 몰라 했다.결국 조환과 상우가 이겼다.표원식은 흔적도 없이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져주었다.원유희는 그를 도와 커피를 타왔고, 표원식은 일어나서 말했다.“베란다로 가요. 너희들은 계속 놀아라.”베란다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두 사람은 거기에 앉아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저는 평소에 그들과 게임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원유희는 웃으며 물었다.“교장선생님과는 자주 놀아요?”“저는 시간이 있으면 그들과 함께 놀아줘요.” 표원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그 몇 가지뿐이에요. 그래서 가정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똑같이 중요해요”.표원식은 교육자이기 때문에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는 아주 전문적 이였다.원유희는 듣고 표정에 실망이 드러났다.“저도 알고 있어요.”“김신걸을 찾으러 가라고 한 건 아니에요.” 표원식은 그녀가 오해할까 봐 말했다.“아이를 도울 수 있는 아버지, 당신이 좋아하는 그 사람이라면 충분해요. 필경 많은 친아버지들도 역할에 있어서 실패를 많이 하기 때문이에요, 학교에도 많은 사례가 있어요”“네.” 학교 얘기가 나오자 원유희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멈추었다.“할 말 있어요?”“학교 일은 완전히 해결되었나요?”“처음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러웠어요'
“조금 궁금해요.” 상우.“저도 궁금해요.” 유담.원유희는 말했다.“드래곤 그룹.”그들에게 친아버지의 상황을 알리지 않았고 주소일 뿐이니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삼둥이는 벌써 마음속으로 계획이 있었다.다음 날 통학버스를 타고 아파트로 돌아왔다.입구에 아주머니가 마중하러 오지 않은 것을 보고 그들은 서로서로 바라보더니 마치 텔레파시가 통한 것처럼 몸을 돌려 앞을 향해 같이 달렸다.짧은 다리가 유난히 빨랐다.세 녀석은 인파를 따라갔다. 작은 그들은 키가 큰 어른을 마스크 밖으로 드러난 큰 눈빛으로 바라보며 호기심과 관찰로 가득했다.길가에 택시 한 대가 멈춰서 안에서 손님이 내렸다.손님이 미처 문을 닫지 못했고 삼둥이는 모두 위로 비집고 올라탔다.사람들은 놀라서 그들을 쳐다보았다, 특히 아직 어른을 보지 못했다. 운전기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물었다.“너희 어른들은?”“우리 아빠가 드래곤 그룹에서 일해요, 우리 데려다 주세요, 돈 줄게요.”운전기사는 마침 드래곤 그룹을 알고 있었다. 그가 일하는 코스는 때로는 드래곤 그룹을 지나갔다. 세 귀염둥이를 보면서 그는 재미있게 웃었다.“그럼 가자!”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조환은 작은 가방에 든 플라스틱 화폐를 꺼내 포동포동한 작은 손에 올려놓았고, 상우는 장난감 차를 올려놓고 마지막으로 유담이는 사탕 두 알을 꺼내 아쉬워하며 조환의 손에 올려놓았다.조환은 두 손을 앞으로 뻗어 물었다.“이만큼이면 충분하죠?”“…….” 기사는 어이가 없었다.‘충분하다고? 이건 돈이 아니잖아!’그는 세 아이의 순진하고 기대에 찬 눈빛을 바라보았다.조환은 손에 쥔 것을 모두 그에게 주었다.운전기사는 장난감과 사탕을 만지작거리며 한편으로는 아깝고 한편으로는 걱정했다.운전기사는 장난감 차를 상우의 손에 넣었고, 사탕은 유담에게 주었다. 플라스틱 화폐만 남기고 말했다.“이 정도면 됐다.”삼둥이의 눈빛에는 갑자기 별과 같은 웃음기가 가득했다.운전기사는 삼둥이가 차에서 내려 드래곤 그룹
그리고 다른 두 사람은 눈에 하트를 띠며 세 어린이를 에워싸고 있었다. 프런트 안의 직원은 조급해 목소리를 낮추어 불렀다. “야…….”그들은 듣지 못하고 김신걸이 접근하여 강대한 카리스마를 느끼고서야 이상함을 느꼈다.뒤를 돌아보고 놀라 똑바로 일어서 허리를 구부리고 머리는 가슴까지 떨어질 것 같았다.그녀들이 일어서니 김신걸은 그 세 꼬마를 보았다.삼둥이는 아빠가 보고 싶었다. 비록 그들은 아빠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지만 아빠의 얼굴을 마주하니 눈빛은 어쩔 수 없이 흥분되었고 작은 몸들은 모두 팽팽하게 굳어졌다.차렷 한 펭귄들 같았다.김신걸은 발걸음을 멈추고 검은 눈동자가 멍하니 그들 앞으로 걸어갔다.삼둥이는 일제히 작은 얼굴을 들어 그들의 아빠를 보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안녕하세요!”“여기 왜 왔어?” 김신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고 보이지 않는 압박감만 있었다.“우리 길을 잃었어요!” 조환.“우리 집에 데려다 줘요?” 상우가 부탁했다.“엄마는 우리를 못 찾을 거예용.” 유담은 눈에 눈물이 맺힌 채 애처롭게 아빠를 바라보았다.김신걸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3분 후, 세 아이는 김신걸의 롤스로이스에 앉았고, 여섯 개의 짧은 다리가 좌석 가장자리에 걸쳐져 있었고, 작은 발들은 허공에 떠있었다.그들은 차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했다.‘이것은 아빠의 차다!’김신걸은 나른한 몸으로 검은 의자에 앉아 검은 눈동자는 희미하게 큰 눈을 가지고 궁금해 이리저리 쳐다보는 세 녀석을 바라보았다.자신도 영문도 모른 채 정말 그들을 집에 데려다 주고 있었다.아이들은 그의 눈에서 줄곧 귀찮은 생물이다.“너희들은 왜 드래곤 그룹에 왔어?” 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는 깊었다.“우리 길을 잃었어요!” 조환.“내가 믿을 것 같아?” 김신걸이 물었다.“우리가 말한 건 다 사실이에요!” 상우.“저번에 언니를 괴롭히던데 앞으로……는 괴롭히지 말아 줄래요?” 유담.저번에 아빠가 동네에서 엄마를 괴롭혔던 일을 그들은 아직도
롤스로이스는 아파트 철문 밖에 세워져 있었다.“도착!”“여기에요!”“고마워요, 아저씨!”김신걸은 차창 밖의 아파트 대문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경제적 조건이 있는 사람이나 살 수 있는 곳이었다.그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너희들이 여기에 살지 않는 것으로 기억하는데.”처음 그들 셋을 만난 것은 원유희가 사는 그 저급 동네였다.완전 두 등급이었다.“그건 우리 가정부의 집이에요!” 조환.“우리 가정부 찾으러 갔어요!” 유담.“차에서 내려도 돼요?” 상우.차 문이 열리자 삼둥이는 차에 탈 때와 마찬가지로 경호원의 도움이 필요했고 경호원은 그들을 펭귄처럼 안았다.김신걸은 줄곧 그렇게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나른하고 느슨해졌다.그는 뜻밖에도 자신이 세 아이와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의아했다, 자신의 인내심으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차 문이 닫히기 전에 타이어보다 작은 유담이 몸을 비집고 물었다.“앞으로…… 앞으로 우리 이 차를 더 탈 수 있떠용?”조환과 상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개의 큰 눈만 애써 그를 바라보았다.“나는 너희 아버지가 아니야, 그럴 의무가 없어.” 김신걸은 잔인하게 거절했다.조환의 표정은 갑자기 화가 나서 욱하며 유담의 손을 잡아당겼다.“우리 필요 없어. 동생, 가자!”삼둥이는 대문으로 달려갔고, 건물 관리자들이 그들을 보았을 때 걱정스러운 표정이 바로 사라졌다.“너희들 어디로 갔었니? 깜짝이야!”“걱정 말아요, 우리 잃어버리지 않을 거예요!”조환이 어른처럼 말했다.건물 관리자는 롤스로이스를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삼둥이들을 큰 철문 안으로 끌고 들어가 손에 휴대폰을 들고 표원식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이 돌아왔다고 말했다.이때 표원식의 차는 롤스로이스에서 50미터 떨어진 길가에 정차하여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건물 관리자의 전화를 받았다.삼둥이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그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다.아주머니는 허둥지둥 달려와 아이를 데려갔다.건물 관리자가 돌아와
원유희는 그들의 부드럽고 귀여운 모습을 보고 차마 화를 내지 못하고 어쩔 수 없는 답답함만 남았다.그녀는 다리에 붙은 삼둥이들을 한 명씩 떼어냈다.“줄 서요, 줄 서요.”삼둥이는 한 줄로 섰다.“말해봐, 왜 함부로 돌아다녔어?” 원유희는 추궁을 했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책망하지 않는 것이 아니였다.“엄마가 함부로 어디에 가지 말라고 했지? 엄마가 말 했어 안했어?”삼둥이는 귀엽고 억울한 얼굴이다.“애교 금지!” 원유희는 표정이 엄숙해졌다.삼둥이의 작은 얼굴들이 어리둥절해졌다.“대화는 여기까지 끝.”표원식이 다가와 그들의 작은 머리를 문질렀다.“괜찮아, 와서 분유 마시고 자자.”“아니, 저는 아직 그들에게 왜 드래곤 그룹에 갔는지 묻지도 않았는데…….”원유희는 급히 뒤를 따랐다.표원식은 오히려 아이들을 감싸고 분유를 마시게 하고 아주머니에게 애들을 데리고 목욕하러 가고 자게 했다.원유희는 그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표원식은 그녀를 찾아 이야기를 했다.두 사람은 여는 때와 같이 베란다에 앉아 커피 한 잔씩 마셨다.“그들이 무엇을 알아차렸어요?”표원식이 물었다.“얼굴이 너무 닮아서 그래요.”어린아이조차도 얼굴이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하물며 어른들은 더 한눈에 알 수 있었다!그래서 계속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는 것이다.“아주머니가 시간을 지체해서 아이들이 뛰어나간 거예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원유희는 난감했다. 표원식의 아이도 아니다. 그는 이런 책임과 의무가 없어도 되는 것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챙겨주는 모습에. 그녀는 매우 미안했다.“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가야 하는데. 여기에 놓아두면 너무 민폐를 끼치는데…… 엄마가 이혼하려 해서 지금 저희 집에서 살고 있어요.”표원식은 원수정에 대해 이전에도 묻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묻지 않는다.“그냥 엄마 쪽에…… 저의 도움이 더 필요하세요? 이런 일이 일어나서…….”원유희는 우물쭈물했다.“저의 선택이라면 그는 의
원유희는 멍하니 표정이 부자연스러웠다.표원식은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거실로 걸어갔다.원유희는 커피잔을 들고 의자에 웅크리고 눈빛을 반짝였다.표원식이 이렇게 그녀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가 다른 뜻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매우 부끄러웠다.저녁에 원유희는 남았고 세 아이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오랜만에 엄마랑 같이 잤다.분명히 침대가 큰데도 엄마에게 들러붙어 엄마가 안아줘야 했다.원유희는 아이들에게 눌려 매우 행복하고 만족했다.밤을 머무르는 불편함도 사라졌다.아침 식탁 앞에는 어른 둘, 아이 셋이 화기애애하게 아침을 먹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들이 가족인 줄 알 것이다.외출할 때는 두 갈래로 나뉘어 갔다.아이들은 아주머니가 데리고 나갔고, 원유희는 표원식의 차를 타고 나왔다.차로 원유희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줄 뿐 김씨 그룹까지는 데려다 주지 않는다.“저녁에 잘 잤어요?” 표원식이 물었다.“네.”“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지내야 해요, 그들은 아직 어려요.”표원식이 말했다.“네…….”원유희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고맙다는 말을 또 삼켰다. 그녀는 표원식이 이 말을 듣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하철역에 도착하자 원유희는 차에서 내렸고 표원식의 차는 떠났다.원유희가 역으로 들어가며 마음속으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표원식이 설마…… 나를 좋아하지 않겠지?’이 생각이 튀어나와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툭툭 때리고 작은 얼굴을 눌렀다.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호기심으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미처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어떻게 그녀를 좋아할 수 있겠는가? 표원식은 단지 아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한 것이다.이유가 없다. 그처럼 훌륭한 청년이 아이 셋을 낳은 여자를 좋아한다니!김영 쪽에서 알 수 있듯이, 부부가 그렇게 오래 같이 살았더라도,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모두 깨끗이 정리하기를 간절히 바랬다.물론 김영은 표원식의 인격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러나 상대방이 멈추지 않고 전화를 계속 걸어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서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일하고 있는데, 전화 좀 그만하면 안 될까?”“퇴근 준비해, 밖에서 기다릴게.” 김명화.“왜?”“파티에 가야 하는 데 여자 파트너가 필요해.”“당신이 여자도 못 찾는다고 믿지 않아. 정말 못 찾겠으면 네가 찾아줄게!”“남자들은 '못 한다'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 김명화는 비웃었다.“…….”원유희는 전혀 가고 싶지 않았고, 동시에 가지 않으면 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이런 느낌은 아주 기분을 나쁘게 했다.지난번 김명화와 싸우면 사이가 나빠질 줄 알았다.하지만 그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얼굴을 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원유희는 회사를 나와 길가에 서서 동쪽에서 오는 아우디 A8을 보았다.그녀는 뒷좌석에 앉았다, 앞의 조수석에 앉고 싶지 않았다.김명화도 말을 하지 않고 그녀가 앉은 후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뒤에 드레스가 있어.”원유희는 케이스를 보았다, 신발과 액세서리도 있었다. 준비가 잘 되있었다.김명화가 파티를 매우 중시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도 모르게 의심했다.“무슨 파티?”“가보면 알아, 너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도착해서 먹기만 해. 아직 저녁 안 먹었지?” 김명화는 백미러로 그녀를 보았다.원유희는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무엇이든 그녀와 무관하지만, 무엇이든 그녀가 참여해야 한다.사는 게 힘들다.그녀는 드레스를 쳐다보며 물었다.“어떻게 여자 파트너를 못 찾아? 라인이라는 좋은 파트너도 있잖아? 그렇게 예뻐서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데.”“그녀가 김신걸 암살을 시도했다는 것을 너도 다 알고 있는데 김신걸 앞에 나타나면 쉽게 드러나잖아.” 김명화는 당연히 말했다.“아무튼 그래서 나한테 들러붙은 거구나?”김명화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도착하자 김명화는 신사적으로 차에서 내려 원유희가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