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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아니, 그저 단서를 알고 있는 것뿐이다.”

낙청연은 그제야 안도했다.

하지만 낙월영은 그렇게 쉽게 속지 않았다. 그녀는 억울한 얼굴로 울면서 부진환의 소맷자락을 붙잡았다.

“왕야, 왕야께서는 제 눈을 고치고 싶지 않으신 겁니까?”

“제가 잘못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

“눈이 먼다면 전 살지 못할 겁니다.”

“왕야, 정확히 말해주세요. 제 눈을 고쳐줄 생각이 없으시다면 지금 당장 죽겠습니다.”

“앞으로 눈이 멀어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보다는...”

낙월영은 말하면서 더욱더 서글피 울기 시작했다.

낙청연은 낙월영의 울음소리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힘겹게 몸을 일으켜 침대맡에 놓인 찻잔을 그녀에게 던졌다.

“울려거든 나가서 울 거라.”

찻잔은 낙월영의 발치에서 산산이 조각났고 겁을 먹은 낙월영은 더욱더 큰 소리로 울었다.

부진환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 그는 갑자기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

마치 수많은 가시가 그의 머릿속을 파고들 듯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그는 몇 번이나 기산 송무를 달라는 낙월영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었지만 이성이 그를 막았다.

그러나 머리가 너무 아파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

낙월영은 아직 울고 있었고 결국 참지 못한 부진환은 문을 박차고 나가 자신을 서방에 가두었다.

낙월영은 울면서 그를 뒤따랐다.

“왕야, 왕야.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대꾸해주세요.”

부진환은 머리를 단단히 쥔 채로 비틀거리다가 탁자에 부딪혔고 주먹으로 힘껏 탁자를 내리쳤다.

그런데도 고통은 줄지 않았다. 부진환은 안색이 창백해져 핏줄이 불거졌고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소유는 그 소리를 듣고 곧바로 사람을 시켜 문밖에 죽치고 있던 낙월영을 쫓아냈다.

방 안에 들어가 보니 부진환이 자기 머리를 때리려 하고 있었다.

그는 다급히 부진환을 막았다.

“왕야! 왕야 아니 됩니다!”

부진환은 눈동자에 핏발이 서 눈이 빨갰다. 그는 두통 때문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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