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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어젯밤 역시 그는 깨어있었다. 괜히 바닥에 쓰러져있던 게 아니었다.

“그럼 어젯밤!”

낙청연은 대경실색했고 설천풍은 웃으며 말했다.

“어젯밤 깨어났는데 약 효과가 너무 강해 일어나자마자 쓰러졌소.”

“하지만 방이 열려있고 낭자가 그 안에 있는 것이 보였지.”

낙청연은 흐려진 안색으로 그를 쏘아봤다.

“뭘 하려는 것입니까!”

설천풍은 의자에 앉더니 스스로 잔에 술을 따르고 그것을 느긋하게 음미했다.

“섭정왕이 때마침 계양에 있지 않으니 나와 당신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당신은 섭정왕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오.”

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도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섭정왕비가 되지 못하는 건 둘째 치고 부진환이 맨 처음 죽일 사람은 바로 당신이오!”

설천풍은 느긋하게 말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나 쓸 법한 최악의 선택이지.”

“내게 당신이 갔던 그 밀실에 무엇이 있었는지, 당신과 섭정왕이 풍도 상회를 조사하러 계양에 온 것이 맞는지 그것을 얘기해주시오. 나와 협력한다면 당신을 건드리지 않겠소.”

그 말에 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궁금한 듯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저와 섭정왕이 풍도 상회를 조사하고 있다면 우리와 협력하겠다는 말이오?”

설천풍은 웃어 보였다.

“부설 낭자는 역시 총명하군!”

“하지만 내게도 조건이 있소.”

“난 조정에 들어가 관직을 얻고 싶소. 섭정왕에게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

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

“조정에 들어가 관직을 얻고 싶다고요? 관리가 된다면 풍도 상회에 있는 것만큼 돈을 벌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진심으로 협력할 마음이 있다는 걸 제가 어떻게 믿습니까?”

설천풍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건 당신에게 보여주려고 연기한 것이오. 설마 그것을 진짜 믿은 것이오?”

“누가 오든 그런 연기를 한 번씩 하게 돼 있소. 이튿날이면 다시 돈을 돌려줘야 하지.”

“겉으로 보기에는 풍도 상회에서 상씨 가문과 설씨 가문이 돈을 제일 잘 버는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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