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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본 부진환은 류 태비가 처마 아래 서서 멍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걸 보았다.

두 사람은 처마 아래 서 있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류 태비는 그곳에 한참 동안 서 있다가 넋이 나간 얼굴로 앞으로 걸어가더니 복도를 왔다 갔다 했다. 완전히 의식이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너무 이상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구나.”

부진환은 미간을 구기며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류 태비는 갑자기 걸음에 박차를 가하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고 표정도 점점 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졌다. 그녀의 얼굴에서 두려움이 느껴졌다.

부진환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고 그의 눈동자에는 놀라움이 깃들었다.

한차례 광풍이 몰아치자 낙청연의 품속에 있던 나침반이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낙청연은 미간을 구기더니 류 태비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무언가 있었다니.”

그녀의 눈동자에 곤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아침에 이 궁전을 관찰했을 때는 아무런 사악한 기운이 없었는데 왜 갑자기 밤이 되자 이렇게 큰 인기척이 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여기에 계속 있던 게 아니라 갑자기 이곳에 온 듯했다.

“내보내 줘! 내보내 줘!”

류 태비는 복도에서 뛰어다니며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무언가에 갇힌 듯, 아무리 해도 나갈 수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낙청연은 복도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류 태비는 아마 꿈을 꾸고 있거나 환각을 보는 듯했다.

광풍이 불어왔고 하늘은 먹을 칠한 듯 캄캄했는데 얼마나 어두운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마치 커다란 동굴처럼 사람을 빨아들일 듯했다.

궁전은 얼마나 조용한지 오직 류 태비가 다급하게 뛰어다니며 고함을 지르는 소리만 들려왔다.

바로 그때, 낙청연의 방에 있던 촛불이 바람에 꺼졌고 창문이 별안간 닫혔다.

깜짝 놀란 부진환은 몸을 일으켜 가보려 했는데 낙청연이 그를 덥석 잡으며 낮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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