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찻잔을 들더니, 찻물을 바로 류 태비의 얼굴에 갖다 부었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 방법으로 되겠느냐?”“류 태비에게 귀신이 씌운 게 아니냐?”낙청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류 태비는 자신의 꿈에 갇힌 것뿐입니다. 귀신이 들지 않았습니다.”류 태비의 이런 상황은 그녀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물벼락을 맞은 류 태비는 과연 깨어났다.깨어난 류 태비는 여전히 당황한 상태였다.“저입니다. 류 태비, 저입니다!” 낙청연은 류 태비의 팔을 잡고, 다급히 입을 열었다.류 태비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번 쳐다보더니, 그녀를 알아보고 나서야, 비로서 정서가 안정되었다.“당신이었군!”“나는…… 나는 아마도 악몽을 꾼 것 같소. 당신들이 어떻게 이곳에?”류 태비는 약간 긴장한 듯 옷과 머리를 정리했다.그런데 바로 뒤에, 어지러워진 자신의 방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가 어디를 봐서 그녀의 방 같은가? 이건 마치 전쟁터 같았다.류 태비는 매우 놀라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오?”“태비, 기억이 나지 않습니까?” 낙청연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류 태비는 방금 전 꿈을 떠올리더니, 두려움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금세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늦었으니, 어서들 돌아가서 쉬시오. 여기는 내가 사람을 불러 정리하라고 할 테니까!”말을 하더니, 류 태비는 방을 나서며 사람을 부르려고 했다.낙청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동정이 그렇게 컸는데, 그 사람들이 만약 들었으면, 벌써 달려왔습니다.”류 태비는 깜짝 놀라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무슨 뜻이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오?”“다른 곳에서 천천히 이야기합시다.”류 태비와 함께 자신들의 객방으로 온 낙청연은 류 태비의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차 한잔을 따라드렸다. 그리고 오늘 밤 있었던 모든 일을 류 태비에게 말해 주었다.듣고 난, 류 태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으며, 두려움에 가득 찼다.찻잔을 움켜쥔 두 손은 두려움에 약간 떨고 있었다.“여인? 똑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죽지 않았을 것이오.”“분명 그녀가 나를 원망하고, 나를 놓아주려고 하지 않는 것이오.”이 말을 듣고, 낙청연은 문득 모든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단지 이 일 때문에, 현비가 당신을 이 정도로 증오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또 다른 원한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까?”류 태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현비 말고, 생각나는 사람은 없소.”“아마 그녀는 아직도 나를 원망하는 것 같소.” 류 태비는 말을 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낙청연은 류 태비의 후회와 자책하는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그래서, 그녀는 7황자를 살뜰히 보살펴준 것 같다.하지만, 이건 단지 류 태비가 일방적으로 생각한 빚일 뿐이다. 어디까지나 그녀가 무심코 한 실수이니, 현비가 이 정도로 그녀에게 원한을 품지 않았을 것이다.낙청연이 말이 없자, 류 태비는 눈물을 닦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나를 믿지 않는 것이오?”낙청연은 잠깐 멍해 있더니, 막 입을 열려고 했다.류 태비는 또 다급히 말했다: “하늘에 대고 맹세하오. 내가 마음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은 오직 현비 한 사람뿐이오.”“틀림없이 그녀일 것이오! 틀림없이 그녀일 것이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하더니 말했다: “지금은 꼭 현비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한 번 시도해볼 수는 있습니다.”“당신에게 혹시 현비 생전에 지니고 다니던 물건이 있습니까? 만약 그 물건이 그것을 불러들인다면, 그럼 현비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이 말을 듣자, 류 태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있소!”바로 뒤에, 류 태비는 뜻밖에도 자신의 품속에서 옥란화(玉蘭花)를 수놓은 손수건을 꺼내, 낙청연에게 건넸다. “이건 그해 태상황께서 현비에게 선물한 것이오. 그녀는 항상 지니고 다녔소.”“그때 내가 손을 다치자, 그녀는 이 손수건으로 나의 상처를 싸매 주었소. 후에 깜박하고 돌려주지 못했소. 그리고 나서 이궁에 사고가
이곳 궁전은 불에 탄 적이 있었다. 곳곳에 검게 그을린 흔적과 러 곳이 무너져, 이미 폐허가 되었다.내전으로 들어가니, 타버린 문발은 헝겊 조각처럼 펄럭이었다. 갑자기 광풍이 몰아치더니, 한 뭉치의 검은 기운이 솟구쳐 마주 오며, 한 비명이 낙청연의 귀에 들려왔다.낙청연은 옆으로 비켜서더니, 다급히 부진환을 확 끌어당기며 말했다: “조심하세요!”그것이 도망치려는 순간, 낙청연은 즉시 나침반을 꺼내, 진을 쳐, 그것이 가는 길을 막았다.그것은 중에 걸려있더니, 한 여인의 형상이 점점 낙청연의 시선에 나타났다.검은 머리는 매우 길었고, 머리카락 끝은 지저분했으며, 불에 탄 적이 있었고, 심지어 약간의 불꽃도 튀고 있었다.여인의 얼굴은 불에 탄 흉터가 가득했고, 두 눈은 증오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남의 일에 상관하지 마!”낙청연은 되물었다: “너는 류 태비와 어떤 깊은 원한이 있길래, 계속 그녀를 괴롭히느냐?”이것은 의식이 있었고, 또한 자주적으로 류 태비를 찾아가 그녀를 해쳤으며, 또한 흔적도 별로 남기지 않았다. 누군가 일부러 모시는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 약간 수련의 경지에 도달했을 것이다. 마치 린부설처럼.“그녀 때문에 온 것이냐? 공범! 너도 공범이다! 죽어라!”여인은 흉악한 모습을 드러내더니, 갑자기 두 손을 내밀었다. 길고 날카로운 손톱은 그녀를 향해 덮쳐왔다.낙청연은 민첩하게 피했다. 그런데 의외로 그 여인의 목표는 그녀가 아니라, 낙청연 뒤에 있는 부진환이었다.부진환은 한 줄기의 매서운 기운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꼈다. 다음 순간, 그는 바닥에 엎어졌다.그 여인의 날카로운 손톱이 매섭게 부진환을 찌르려는 그 순간, 금빛이 번쩍이더니, 그 여인은 튕겨 나갔다.낙청연은 이 장면을 보더니 약간 놀랐다. 순간 용의 기운이 부진환을 호체하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낙청연은 즉시 부문삭을 휘둘러, 진을 쳐, 아주 빠르게 그 여인을 잡았다. 부문삭은 여인을 감아버리더니, 부문구 하나가 그녀의 손바닥에 떨어졌다.궁전 안은
”이건 류 태비에게서 가져온 것입니다. 아마 당신 어머니의 유일한 유품인 것 같습니다.”손수건을 손에 든 부경리는 잠깐 무거운 안색을 드러냈다.바로 뒤에 그는 손수건을 넣고,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 “고맙소”부경리와 부진환이 잡담을 나누자, 낙청연은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돌아온 낙청연은 등 어멈과 지초에게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문밖을 지키라고 당부하였다.낙청연이 부문구를 열자, 여인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났다. 하지만, 낙청연은 그 여인을 완전히 풀어주지 않았다.“넌 도대체 누구냐? 류 태비가 뭘 했길래, 그렇게 그녀를 증오하는 것이냐?”여인은 사납게 말했다: “그녀는 살인범이야! 살인범!”“누구를 죽였느냐?”“현비!”이 대답을 들은 낙청연은 깜짝 놀라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건 단지 그녀의 무심코 한 실수일 뿐이다.”이 말을 들은 여인은, 감정이 격해져, 얼굴이 다시 흉악해졌다. “우습구나! 무심코 한 실수라고! 그녀는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그녀가 현비를 죽였다!”“이궁에 사고가 난 그날 밤, 그녀는 현비를 불러 함께 이궁의 연회에 참석하기로 해놓고, 정작 자신은 나타나지 않았어. 사고가 나서, 현비가 죽을 때까지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이궁이 벼락에 맞자, 현비의 침궁도 화를 면하지 못했지. 번개를 불러오는 그 물건은, 바로 그녀가 현비에게 선물한 것이다!”“현비의 죽음은, 바로 그녀의 계획에 있었던 것이다!”여인의 표정은 더욱 흉악스러웠고, 정서는 몹시 격동되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여인의 말은 류 태비와 완전히 다르다.게다가, 이 여인은 번개를 부르는 물건도 알고 있다.“네가 어떻게 번개를 부르는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이야? 이렇게 확실하게 알고 있는 너는 누구이며, 또 어떻게 확신한 것이냐?”상대방은 서슴없이 대답했다: “나는 현비 곁에 있던 계집종이었다. 나는 그날 있었던 일을 아주 자세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모든 진실을 알고, 현비를 찾아가려 했
초상화를 본 부경리의 안색은 확 바뀌었다.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에게 어떻게 그녀의 초상화가 있소?”“어디서 가져온 것이오?”낙청연은 다급히 물었다: “이 여인을 알고 있습니까?”부경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이 여인은 모비 곁에서 시중들던 계집종, 정란이요.”“이궁의 난이 있었던 그해, 모비의 침궁도 벼락을 맞아 부서졌소. 바로 그녀가 그때 나를 필사적으로 구해냈고, 자신은 불바다에 묻혀버렸소.”말을 하는 부경리의 표정은 매우 고통스러웠다.비록 그때는 아직 어렸지만, 그래도 그 기억들은 여전히 그의 머릿속에 깊게 낙인되어 영원히 잊어버릴 수 없다.낙청연은 매우 놀랐다.정란의 신분은 진짜였다! 그녀는 정말 7황자 모비 곁에서 시중들던 계집종이었다. 그럼 그녀가 한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그럼 류 태비는……“이 초상화는 어디서 난 것이요?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어떻게 그녀의 초상화가 아직도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요?”“아니, 이 초상화의 먹이 아직 마르지 않았소……”부경리는 갑자기 중점을 발견했다.낙청연은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는데, 부진환이 갑자기 걸어오며 말했다: “류 태비의 침궁에서 봤다.”“류 태비가 너의 모비를 추모하면서, 너의 모비 옆에 있던 사람의 초상화까지 그린 모양이구나!”이 말을 듣고 나서, 부경리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군요!”“이 세상에서, 아직도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류 태비뿐입니다!”부진환은 말머리를 돌렸다: “오후에 부설루로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아, 맞습니다. 부설루에 요 며칠 새로운 무희가 왔습니다. 당신들 정말 나와 함께 구경하러 가지 않겠습니까?” 부경리가 물었다.낙청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낙청연은 이미 부설루에 안 간 지 오래됐다. 부설루는 진 어멈이 잘 관리하고 있다. 바깥사람들은 부설루가 섭정왕부
”류 태비는 이미 제가 무엇을 물어볼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다시 궁에 다녀오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혼자 궁에 간다고? 안 된다!”부진환은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낙청연에게 궁은 바로 도산화해(刀山火海)이다. 그는 절대 그녀를 혼자 궁에 보낼 수 없다.낙청연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러나 당신이 나와 함께 가면, 류 태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부진환은 냉랭하게 말했다: “그래도 안 된다. 너는 단독으로 궁에 가면 안 된다.”낙청연이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부진환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만약 정란이 한 말이 진실이라면, 그럼 너는 류 태비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인데, 그래도 그녀가 너를 귀한 손님으로 대하겠느냐?”“내일 본왕이 궁에 황상을 찾아가면, 그때 네가 다시 류 태비를 찾아가거라.”모두 궁에 있으니, 만약 일이 생긴다면, 그도 더 빨리 달려갈 수 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좋습니다.”만약 계속 이렇게 상의할 수만 있다면, 이것 또한 나쁘지 않다. 그녀도 당연히 목숨을 아낀다. 때문에 부진환과 협력할 수만 있다면 제일 좋은 것이다.모퉁이 뒤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부경리는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방에 돌아와, 낙청연은 다시 정란을 풀어주었다.빨리 돌아온 낙청연을 보고 정란은 몹시 흥분하며 물었다: “7황자가 이곳에 계시지? 그렇지?”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란은 감격에 겨워 울기 시작했다: “그를 만나게 해줘! 그는 자신의 모비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해! 원수를 아버지로 알아서는 안 된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는 줄곧 류 태비를 따라다녔으니, 이미 그를 본 적이 있지 않으냐?”“그럼 그에게 진실을 알려주려고 시도해보지 않았느냐?”“너는 할 수도 없었고, 또한 그를 놀라게 하고 싶지도 않았겠구나!”“네가 지금 7황자를 만난다고 해도,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정란은 두 눈을 내리깔더
약간 놀란 낙청연은, 돌아서자마자, 활짝 웃고 있는 류 태비를 보았다.낙청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었다.류 태비는 그녀를 후원으로 안내했다: “일단 방으로 가자고.”낙청연는 고요한 후원을 쳐다보며, 잠깐 망설이더니,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후원으로 들어서자, 피비린내는 더욱 진했다.땅에는 짙은 핏자국이 있었다. 저번에 잘린 물고기 시체들이 즐비하던 곳이었다. 그때 그 피를 깨끗이 청소하지 않아 남아있는 자국인가?그곳을 지날 때, 아직도 피비린내가 섞인 썩은 비린내가 풍겨왔다.낙청연은 류 태비의 표정을 유의해봤지만, 지나갈 때 다른 이상한 점은 없었다. 물고기가 없어진 것을 단희가 어떻게 설명했는지 궁금했다.방에 들어가자, 어두컴컴한 느낌에 낙청연은 다소 불편했다. 좌우를 훑어보니, 창문이 모두 봉쇄된 걸 발견했다.“류 태비, 왜 창문을 봉한 겁니까?” 낙청연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류 태비는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방은 내가 정신이 이상해지면 자신을 가두는 곳이라오.”류 태비는 말을 하면서, 침상 밑에서 상자 하나를 끌어냈다. 그 안에는 전부 피 묻은 헝겊이었다.헝겊은 짙은 피비린내를 풍겼다.낙청연은 의아했다.의문에 가득한 낙청연을 보더니, 류 태비는 소매를 걷어, 자기 팔에 있는 흉터를 보여주면서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물고기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해친다오.”낙청연은 듣고 매우 놀랐다. 역시 그 물고기들은 류 태비가 죽인 것이었다……류 태비는 쓴웃음을 짓더니, 천천히 앉으며 말했다: “당신이 오늘 나에게 뭘 물어볼지 알고 있소.”류 태비는 진지한 표정으로 낙청연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궁의 난은, 사실 나와 아주 큰 관련이 있소.”“내가 아니었다면, 현비는 죽지 않았소.”“지난 몇 해 동안, 나는 그녀와 이궁의 난 때 죽은 이들이 나보고 죗값을 치르라고 소리치는 꿈을 자주 꿔왔소.”“이 때문에 나는 정말 미칠 지경이오. 나는 자주 자신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낯설게 변하곤 하
류 태비의 반응을 본 낙청연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류 태비의 이 말은 무슨 뜻인가?그런 말을 하면, 낙청연이 마음을 돌려 류 태비를 도와 부진환을 상대할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저는 당신을 믿지만, 누구를 돕는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저 이궁의 난의 진실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류 태비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몹시 갈등하는 것 같았다. 몇 번이나 말을 하려다 그쳤다. 결국 혼잣말로 뭔가 중얼거렸다. 뭐라고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그녀의 정신 상태는, 확실히 정상이 아니었다.“류 태비?” 낙청연은 슬쩍 한 번 불러보았다.류 태비는 깜짝 놀라 그녀를 쳐다보았다. 부릅뜬 두 눈은 공포로 가득했다.“거짓말하지 마! 당신은 이궁의 난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왜 진실을 알려고 하는 거지? 부진환을 도와 소식을 알아보는 것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겠소?”“내가 일곱째의 생모를 해쳤다고 일곱째에게 말하려는 거지? 그리고 그를 나에게서 뺏어가려는 거지?”“섭정왕은 과연 악독하구나!”말을 하고 있는 류 태비의 두 눈은 붉어졌으며, 흥분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더없이 흉악스러웠고, 전혀 부처님을 믿는 사람 같지 않았다.류 태비는 말을 하더니 바로 일어나, 중얼거렸다: “당신들은 모두 내가 죽길 바라지, 내가 쥐처럼 살고 있는데도, 당신들은 내가 죽길 바라지.”“이 세상은 넓어도, 결국 내 몸 둘 곳은 없소!”류 태비는 말을 하면서, 두 눈을 붉히며, 눈물을 흘렸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류 태비가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부진환이 아니라 이궁의 난의 배후의 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내가 죽을게, 그럼 내가 죽을게. 나는 살 만큼 살았다!” 류 태비는 갑자기 정신이 완전히 붕괴하여, 옆 궤짝 위에 있던 가위를 잡더니 사정없이 자기 몸을 찔렀다.정말 가차 없이 찔렀다. 다행히 가위가 길지 않아, 깊이 찔리지 않았기 때문에 급소는 피했다.낙청연은 깜짝 놀라, 다급히 달려가 그녀의 손에 든 가위를 뺏었다.“류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