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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낙청연은 냉소를 흘리며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바라봤다.

“왕야께서는 제가 스스로 타락의 길을 걷는다고 하셨는데, 정작 섭정왕인 왕야께서는 자기 왕비를 다른 사내에게 바치려고 하는군요.”

부진환은 어두운 눈빛으로 몸을 돌렸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 한 잔의 시간을 줄 테니 씻고 나오거라.”

정원을 나선 뒤 부진환은 전원에 도착했고 소유는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왕야, 준비는 마쳤습니다.”

부진환은 다소 차가운 눈빛으로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저택에 들어가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

“네!”

소유는 대답한 뒤 미간을 구긴 채로 주저하며 물었다.

“하지만 왕비 마마더러 시간을 끌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빨리 움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50명의 암위를 몰래 배치해서 대기하게 하거라.”

“네!”

방 안에서 낙청연은 옷을 갈아입었다.

그 옷 또한 운예각에서 만든 것이었는데 붉은색 바탕에 붉은색 모란꽃이 수놓아져 부귀하고 화려해 보이며 무척 아름다웠다.

낙청연은 얇은 망토를 두르고 나서 금빛의 나비 날개 모양의 가면을 썼다. 그리고 그 위로 얼굴을 가릴 얇은 면사를 두르니 실로 이어진 작은 구슬들이 맑은 소리를 냈다. 아주 날렵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동경 속 자기 모습을 보는 낙청연의 눈빛은 한없이 싸늘했다.

그녀는 걸음을 옮겨 밖으로 향했고 부진환도 때마침 처소 밖에 도착했다.

마당 문을 열자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서서히 걸어 나오며 구슬이 부딪치는 소리가 가볍게 울렸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자태를 한 여인이 시야에 들어오자 부진환의 눈동자에 순간 빛이 감돌았다.

눈앞의 여인은 사람들에게 돼지라고 놀림당하던 낙청연이 아닌 듯했다.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부진환은 얇은 면사와 가면 아래 있는 그녀의 얼굴이 더더욱 궁금해졌다.

부진환은 순간 넋을 잃었지만 낙청연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걸음을 옮겨 밖으로 향했다.

부진환은 뒤늦게 정신을 차린 뒤 그녀의 뒤를 따랐다.

낙청연의 옷은 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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